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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야학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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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룰루 Feb 19. 2024

브런치 비수기, 야학은 성수기

※ 야학에서 선생님으로 봉사활동을 하며 느낀 점을 쓴 글입니다.


 글은 안 썼지만, 그동안 야학은 계속 문을 열고 있었다. 얼마 전에는 4월 검정고시 원서를 접수했다. 신분증에 담긴 젊은 시절 얼굴을 보니 내가 쥔 응시원서가 숭고하게 느껴졌다. 이것은 인생 성적표가 아니오니 과몰입하지 말자.


 글이 뜸했다. 안 쓰려고 했던 건 아니다. 저번주에도 두 번이나 노트북을 들고 카페에 갔다. 야학 이야기를 해보려고 했지만 한 자도 쓰지 못했다. 이제 슬슬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바닥난 걸까.



 다음 학기에도 야학 활동을 이어가기로 했다. 과목은 지금과 동일한 고등 국어. 오랜만에 고등 국어 수업을 하다 보니, 가르침에 미숙했다. 참고서를 읊는 수준에 그친 수업이었다. 다음 학기에는 좀 더 프로페셔널하게 해 보리라. (라고 다짐하지만 결국은...) 나뿐만 아니라, 80퍼센트가 넘는 선생님들이 활동을 지속하기로 했다. 다들 이 활동으로 보람을 느끼는 것 같아 다행이다.


 씩씩하게 다음학기 준비도 하고 있다. 정부 지원금을 신청하고, 구청 소식지에 학생모집 광고도 올린다. 후원을 원하는 기업이 있어서 기대 중이다. 외국인 학생이 한 명 입학할 예정이라는데 이것도 궁금하다. 당장 야학이 망하진 않겠다.


 내 브런치는 비수기지만, 야학은 지금이 제철이다. 검정고시까지 남은 내 수업시수는 단 7번. 학들이 가장 열심히 공부하는 시기다. 가장 정이 많이 든 시기이기도 하다. 학기 초 어수선한 분위기를 지나, 지금은 전우애가 학생과 선생님들 간에 생긴 상태다. 일 년간의 수고가 헛되지 않도록 얌전히 마무리해야겠다. 많은 수확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교재연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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