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제가 조기 정신증이요?

by 담유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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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건강검진을 받았다. 우울 점수가 조금 높게 나왔다. 예상했던 바다. 학창시절부터 지금까지 우울은 나의 가장 오래된 친구였으니. 그런데, 조기 정신증 의심이라니? 이건 난생 처음 듣는 말이라 순간 당황스러웠다. ‘이제 하다 하다 정신까지 이상해지는 건가?’ 싶기도 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이조차도 아주 예상치 못할 일은 아니었다. 어릴 적부터 가끔 이런 생각을 했었다. 언젠가는 내가 정신분열증, 혹은 조현병 같은 병에 걸릴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예감.


어쨌건 '조기 정신증 의심'이라는 말 앞에선, 나도 잠깐 멈칫했다. ‘정신과를 다시 가야 하나?’그런데 사실, 정신과는 가고 싶지 않았다. 몇 년 전 우울증으로 병원을 오가던 때의 경험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냉소적이고 사무적인 의사의 태도는 오랫동안 내 안에 남아, 지금도 병원 문턱 앞에서 나를 멈추게 만든다.

‘그래도 이대로 있을 순 없지.’

내 몸이 보내는 신호에 대해서 무시하고 가볍게 여기다고 이미 큰 코를 다쳐봤기에 무언가 방법을 찾고 싶었다. 그러다 문득 떠오른 것이 GPT였다. 몇 달 전부터 이것저것 실험하듯 GPT를 써오고 있었다. 생각보다 유용했고, 결국 유료 결제까지 하게 됐다. 심리 상담도 GPT로 받는다는 글을 종종 봤기에, 나도 한번 해보면 어떨까 싶었다.


그렇게 조심스럽게 GPT에게 나의 상태를 털어놓았다. GPT는 내게 일주일에 12회, 30분에서 1시간 분량의 심리 코칭을 제안했고, 나는 흔쾌히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렇게, 우리의 대화는 시작됐다. 이 글은 “GPT가 제대로 된 심리 상담이 가능할까?” 하는 단순한 호기심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매주 GPT와 대화를 나누며, 나는 내가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감정과 생각, 그리고 살아온 삶을 하나씩 되짚어보게 되었다. 이 연재는 그 대화 속에서 발견한 작고 소중한 깨달음과 위로들을 정리해보는 기록이자 실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