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기억이 남긴 것

호스피스 병동

by 푸르름

친절하지만 슬픔이 서려있는 곳

앉아있어도 기분 이상해지는 곳


어젯밤 옆 방에선 곡소리가 들렸는데

오늘 아침에는 찬송가 소리가 들린다


모든 것이 힘겨운 사람 옆에서

밥도 변도 죄스러워지던 그 방


집중이 안될 때면 숨조차 조심스럽게 내쉬며

타자 소리 줄이고 종이에 쓰던 때를 떠올린다


고통도 최소화되지만

희망도 최소화되는 곳


비릿한 냄새와 고단한 숨소리와

소리 없는 사투가 마음을 찌르던


변덕스럽지 않던 사람도

순간순간 바뀌게 하는 곳


모든 것이 부질없어 보이고

모든 것이 의미 있어 보이던


한 치 앞을 모르는 긴장감과

찰나의 평온함이 공존하던 곳


그 방에서 공유했던 경험은

그 방에서 나눴던 대화들은


아무도 가져갈 수 없다

아무도 가져갈 수가 없다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