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병실에서 더 아픈 사람은 따로 있었다

간병일기 4화

by 몽연당

제목: 환자보다 보호자가 더 아팠던 병실

소제목: 간병일기 4화


병실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환자를 본다.

그러나 오래 지나지 않아 알게 된다.


그 병실에서

진짜 아픈 사람은

환자만이 아니라는 것을.


환자는 누워 있고,

몸이 아프고,

말이 느려지고,

기억이 흐려져도…


그 옆에 앉아 있는 보호자는

하루도 쉬지 못한 얼굴로

더 깊이 지쳐 있었다.


식사를 챙기고,

서류를 내고,

의사 설명을 듣고,

간호사 호출에 반응하고,

환자가 불안해하면 달래고,

밤이 되면 또 깨어 있고…


보호자는

환자보다 더 많이 움직이고,

환자보다 더 많이 참는다.


그런데 사람들은 말한다.

“보호 자니까 당연하죠.”

“가족이면 해야죠.”


하지만 내가 본 보호자들은

‘당연’이라는 단어로는

설명되지 않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어떤 보호자는

환자가 잠든 사이

복도 끝에서 몰래 울었다.


어떤 보호자는

간병인에게 고맙다고 말하면서도

자기 자신에게는 미안해했다.


“제가 더 잘했어야 했는데요…”

“이럴 줄 알았으면 미리…”


그 말은

후회라기보다

자책에 가까웠다.


그 병실에서

환자는 아파서 힘들고

보호자는 버티느라 더 힘들다.


그리고 나는

그 둘 사이에 서서

조용히 생각한다.


간병은

환자를 돌보는 일이지만,

사실은

보호자의 무너짐까지

함께 붙들어주는 일이기도 하다고.


오늘도 나는

침대를 정리하고,

물을 떠다 드리고,

약 시간을 챙긴다.


그러면서

그 보호자의 눈빛을 본다.


“괜찮으세요?”

그 한마디를

누군가는 들어야 할 것 같아서.


환자만이 아닌,

보호자도 사람이니까.


이 글이

지금 보호자의 자리에 앉아 있는 누군가에게

조금은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당신도,

충분히 잘 버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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