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 나는 나를 피하지 못했다

버텨 온 줄 알았던 마음이 그날 처음 말을 걸어왔다

by 몽연당

흔들리는 마음을 마주하던 밤

하루를 버텼다는 안도감보다

내 안에 쌓여 가는 무게가 더 크게 느껴지던 밤.

그날, 나는 처음으로 ‘버티는 나’를 마주했다.



어느 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나는 문득 발걸음을 멈추었다.


하루를 버텼다는 안도감보다

내 안에 쌓여 가는 무게가

더 크게 느껴지던 밤이었다.


불이 꺼진 방에 앉아

아무 말 없이 숨을 고르며 생각했다.


나는 지금

어디까지 견디며 걸어온 걸까.


누구에게도 흔들린다는 말을 하지 않았고,

무너질 것 같다는 마음도

끝내 꺼내지 못한 채로

괜찮은 사람처럼 살아야 한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버텨 왔다.


하지만 그날의 나는

처음으로

그 버팀이 두렵게 느껴졌다.


혹시,

버티는 일에만 익숙해지다 보면

언제가 되어야

나를 들여다볼 수 있을까.


나는 조용히 눈을 감으며 다짐했다.


언제까지나

버티는 사람으로만

살고 싶지는 않다고.


그 밤 이후로,

나는 아주 천천히

버티는 삶 사이에서

나를 마주 보는 연습을

조금씩 시작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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