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VR 기술을 활용해 작가들의 작품을 새롭게 경험할 수 있는 미디어아트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주목받는 MZ세대 역시 예술에 관한 관심이 기성세대 이상으로 높죠. 그러나 작가 전시회나 예술 관련 이벤트 대부분이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돼 있습니다. ‘6인치 미술관’ 기획 취재는 이런 간극을 실감형 콘텐츠를 활용해 좁혀보려 합니다. MZ세대에게 인기 있거나 업계에서 주목받는 신진·중견 작가의 작품과 작업실을 신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시각으로 보여주고 예술 기사는 지루하거나 어렵다는 선입견을 깨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분홍색을 좋아해요. 특히 산호색 계열을 좋아하죠.”
7월 12일 프랑스 파리 19구에 있는 작업실에서 만난 그래픽 아티스트 장 줄리앙(Jean Jullien·40) 작가에게 가장 좋아하는 색을 물었더니 돌아온 답이다. “분홍색이 왜 좋은가” 묻자 그는 “아이 돈 노(I don’t know)”라며 너털웃음을 지으면서도 “분홍색은 오랜 시간 여성스러운 색이라는 선입견에 갇혀 있었는데, 그런 색에 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다”고 부연했다.
작가의 작업실은 각종 음식점과 상점이 늘어선 길가 사이 골목에 있다. “지하철을 타고 왔다”는 작가를 따라 안쪽으로 좀 더 들어가니 창고 같은 공간이 나왔다. 2층짜리 건물에는 방 세 개가 있었다. 1층은 작가의 작업실이고, 안쪽에는 작가의 동생이자 조각가·음악가로 활동하는 니콜라스 줄리앙의 작업실이다. 2층은 일러스트레이터이자 화가인 그웬달 르 벡, 애니메이터 폴과 제러미가 함께 쓰는 작업실이다. 한쪽 벽에는 작업실을 같이 쓰는 친구들의 모습을 담은 회화도 보였다.
장 줄리앙은 일러스트·회화·설치미술·사진·영상 등 다양한 작업 방식으로 주변 일상을 작품으로 만든다. 작업실 한쪽에 걸린 일몰 그림이 눈에 띄었다. 형광 기가 도는 산호색 풍경을 감상하고 있자니 휴양지 모래사장에 앉아 푸른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볼 때처럼 마음이 일렁였다.
[+영상] 미술을 모르는 사람도 안다! 인스타그램 팔로워 124만 명을 보유한 '장 줄리앙'의 작업실은 어떨까?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파리=이진수 기자 h2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