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아이의 친구들

자신감을 얻고 더 넓은 세상으로

by 북힐공방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이 있다. 자신의 의지라기보다 친구의 영향을 받아 어떤 행동을 하게 되는 상황을 의미한다. 특히 어린아이들에게 친구의 존재는 크나큰 영향을 미친다. 친구가 무엇을 하면 따라 하고 싶고, 친구가 가지고 있는 물건이 탐나기도 한다. 때론 친구를 통해 새로운 도전을 하기도 하고, 때론 시행착오를 겪으며 배워나간다.


우리 아이도 그랬다. 아들은 운동을 좋아했고, 특히 자전거 타는 것을 무척이나 즐겼다. 어느 날 옆집 친구가 두 발 자전거를 능숙하게 타는 모습을 보자, 그에게도 도전 의식이 생긴 듯했다.

"아빠, 나도 이제 세발자전거 말고 두 발 자전거를 타고 싶어요."

아빠는 아들의 도전을 응원하기로 했다. 보조 바퀴를 떼고 자전거를 타보게 했지만, 중심을 잡기가 어려워 연신 넘어졌다. 무릎이 까지고 손바닥이 아파도 아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넘어지고 일어나기를 반복하며 아빠의 손을 의지하던 아들은 마침내 혼자서 균형을 잡고 앞으로 나아갔다.

"아빠, 이제 학교 운동장에서 타 보고 싶어요!"

온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아들은 운동장을 가로지르며 원을 그렸다. 처음부터 능숙했던 것처럼 자연스러웠다. 그날 이후 아들은 자신감을 얻었고, 친구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며 더 많은 활동을 함께하기 시작했다. 친구들과 어울려 태권도 학원에도 다니고, 공놀이도 하며 우정을 쌓아갔다.

그러던 어느 날, 아들은 친구 집에서 놀고 오겠다며 집을 나섰다. 저녁 시간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자, 우리는 딸에게 말했다.

"아빠랑엄마 장 보고 올 테니, 동생 오면 챙겨 줘."

장을 보고 집에 돌아왔을 때, 현관 바닥에 붉은 피가 떨어져 있었다.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때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 심장이 조여 오는 듯했다.

"엄마... 00 병원인데, 동생이 다쳐서 데리고 왔어..." 딸의 울먹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급히 병원으로 달려갔다. 아들은 무릎이 깊이 찢어져 30 바늘을 꿰매고 있었다.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거야?"

아들은 눈물을 머금고 대답했다. 친구들에게 자전거를 잘 탄다고 자랑하고 싶었고, 늦도록 친구들과 놀다가 집에 빨리 오다 보니 지름길로 공사장 길을 택했다고 했다. 하지만 어두운 길에서 중심을 잃고 넘어지며 철근에 부딪힌 것이었다.

그날 이후, 아들은 더 신중해졌다. 친구들과 경쟁도 하고 다투기도 했지만, 그런 과정을 거치며 한 뼘씩 성장해 갔다. 아이가 누구와 어울리는지, 친구들의 부모님은 어떤 분인지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며 대화를 나누었다.

세월이 흐른 지금, 아들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친구들뿐만 아니라 대학과 군대 동기들과도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친구들과 함께 성장한 시간들이 아들의 삶에 소중한 자산이 되었음을 알기에, 부모로서 흐뭇한 마음이 들었다.

우정은 단순한 관계를 넘어, 삶을 함께 걸어가는 힘이 된다. 친구는 아이에게 성장의 자극제이자 인생의 동반자다. 부모의 관심과 사랑 속에서 건강한 우정을 쌓아간다면, 아이는 더욱 단단하고 아름답게 성장할 것이다.

한 줄 요약:
친구 관계는 아이의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치며, 부모의 관심과 지지가 아이가 건강한 우정을 쌓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