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는 안전을 지키는 조직일까,
흔드는 조직일까?

작업 권한과 책임 사이에서 흔들리는 부두의 균형

by 안전을 쓰는 사람

항만 현장에서 일정 시간이 지낸다보면

자연스럽게 깨닫게 되는 사실이 하나가 있었다.


부두 위에서 작업의 흐름을 결정하는 것은
장비도 아니고 스케쥴도 아니다.


결국 사람이다.


그중에서도
작업을 실제로 움직이게 하는

조직별 영향력은 생각보다 크다.

항에 있는노조는 단순히

노동력을 제공하는 조직을 넘어

작업 방식과 속도,

그리고 현장의 분위기까지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존재인 것 같다.


그래서 제 3자가 바라볼 때와
현장에서 직접 체감하는 역할 사이에는
늘 일정한 온도 차가 존재한다.


항에 있는 노조는 분명
작업률과 현장의 안전을 지키는

중요한 요소이다.


불안전한 행동이나 환경에 대해서

작업자의 목소리를 모아

제동을 거는 역할은
안전 관점엥서 보면

실제 사고를 줄이는 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경험 많은 작업자들이 공유하는
현장의 위험요소는

어떤 매뉴얼보다도 현장 상황을 고려한

상황에 맞는 조치를 하기도한다.


이런 순간에는

노조가 안전을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장치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또 다른 부분들도 분명 존재한다.

작업 권한이 강한 조직일수록
현장의 긴장은 다른 방식으로 나타난다.


작업 속도에 대한 의견 차이
작업 방법에 대한 충돌
작업 중단 여부를 둘러싼 갈등


이러한 상황은
누군가의 잘못 때문이라기보다

서로 다른 목표가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작업자는
과도한 업무량 보다는 안전이 보장되는 업무량을 생각하고


운영사는
선박 일정과 비용을 고려하며


안전관리자는
위험요소와 현장 안전 조치에 대해 떠올린다.


이 세 가지 시선이
같은 방향을 향하지 않고 있따면


항 내 분위기는 눈에 보이지 않게 무거워진다.


안전 관점으로 볼때

현장에서 가장 어려운 순간은
위험요소에 대한 판단이 엇갈릴 때다.


누군가는 지금 멈춰야 한다고 말하고
누군가는 지금 멈출 수 없다고 말한다.


그 사이에서 작업은
완전히 멈추지도
완전히 안전하지도 않은 상태로
어정쩡하게 이어지기도 한다.


이런 상황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현장에 보이지 않는 위험성을 남긴다.


그리고 그 위험성은
다음 작업에서

안전한 판단을 하는데

조금씩 조금씩 흐리게 만든다.


항만에서 안전은
하나의 조직이 단독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결과가 아니다.


항의 노조가 안전을 강조해도
압박이 강하면 균형이 깨질 수 있고


운영사가 절차를 강화해도
현장의 협력이 부족하면 실행되기 어렵다.


그래서 항만의 안전은
언제나 협력과 소통이 필요하며

때로는

긴장 사이에서 만들어지는
불완전한 합의에 가깝다.


이 구조를 이해하지 못하면
사고가 발생했을 때
문제의 원인을 한쪽에만 돌리게 된다.


그래서 항만의 안전을 이야기할 때
누가 옳은지를 묻기보다

어떤 구조가 위험을 키우고 있는지를
먼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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