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 사고는 왜 반복되는걸까?

경험과 관행이 만드는 잠재적 사고 위험

by 안전을 쓰는 사람

항만에서 오래 일한 사람일수록
항만 내 위험을 잘 알고 있어서

"나는 사고가 날 수 없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실제로 숙련된 작업자는

장비의 움직임을 소리만으로도

머리속으로 일어나는 상황을 그릴 수 있다.

그리고 차량의 동선을 머리로 생각하기 전에 몸이 반응하기도 한다.

또한 작업 흐름이 조금만 어긋나도
어디에서 문제가 발생했는지 알아차리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항만 현장은
‘경험을 마치 안전장치’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믿었던 경험에게서 또다른 면을 몰 수 있다.


바로 익숙함이다.

익숙함이 위험을 줄인다고 생각 할 수 있지만

반대로 위험에 대한 상황을 평범한 일상으로 바꾸기도 한다.


작업을 하다 보면
아슬아슬한 순간이 생각보다 많다


후진하는 차량이 보행통로의 작업자를 못보고 있다가

바로 앞에서 멈추는 경우나

예상보다 빨리 움직인 장비 때문에

작업자랑 부딪힐 뻔한 상황도 많다.


그때마다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그래도 사고는 안났잖아.”


이 말은 위로처럼 들리지만
잘 생각해보면 위험한 신호일지도 모른다.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말은

직접적인 경험을한 작업자 머리속에
과정의 위험까지 지워 버리기 때문이다.


그렇게 현장에는 보이지 않는
작은 긴장들이 쌓인다.


그리고 그 긴장들은 작업자의 머리속에 잠시 스쳐지나간다.

그러다보니

기억 속에서 빠르게 사라진다.


항만 작업은 매뉴얼로만 운영되지 않는다.

차량계하역운반작업 계획서에는

정해진 동선과 절차가 분명히 존재하지만
현장은 늘 여러 변수들이 있어 상황에 맞춰 움직인다.


갑자기 비가 내리거나 강풍혹은 돌풍이 불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이 선박 입항 시간에 발생하면 접안시간을 조정하기도 한다.


또한

예상보다 많은 물량이 한 번에 몰리기도 한다.

이럴 때 가장 먼저 생각이 드는 것이 '현장 판단’이다.


현장 판단은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동시에 새로운 위험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시간을 맞추기 위해
절차는 간소화하여 진행하기도 한다.

이럴때면 앞서이야기한 경험에 의존하게 되고

기존 매뉴얼 준수에 대해서는 점차 멀어지게 된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면 익숙해져버리게 된다.

오히려 너무나 자연스럽게 진행되기 때문에
누구도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사고는 단 한번의 실수로 발생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여러가지 전조증상이 쌓여 발생한다.


수없이 반복된 작은 타협들이
어느 순간 사고라는 한 방향으로 겹쳐질 때 나타난다.


충분히 확인하지 못했던 순간
서둘렀던 판단
괜찮을 것이라고 믿었던 경험

이 모든 것들이 모이면


현장은 갑자기 사고라는 분위기가 조성이된다.


그리고 사고가 터진다.


그제야 사람들은
위험이 오래전부터 쌓여 왔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게 된다.


항만에서 사고가 반복되는 이유는
작업자들이 안전을 무시해서라기보다
위험이 점점 익숙한 풍경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익숙함 속에 위험은
경고처럼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일을 잘하기 위해 감수해야 하는 한가지 조건 처럼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그래서 사고를 줄이기 위한 노력은
단순히 규정을 강화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현장에서 당연하게 여겨지는 방식들에 대해

다시 질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우리는
지금까지 스스로의 경험을 활용하여 작업하고 안전을 준수하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경험에 의지하여 위험을 망각하고 안전을 준수하는 것일까?


부두 위의 작업은 오늘도 반복된다.

그리고 같은 장소에서 동일한 작업을
과거 경험을 토대로 진행하고 있다.


사고는 늘 나도 모르게 내옆에 와서

언제 사고를 이야기할 것인지 타이밍을 보고있다.


그 시작은 대부분 익숙함 속에 숨어 있다.

우리모두 과거 경험이라는 익숙함에 취해 위험이라는 존재를 잊지 말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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