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대 후반의 풋볼 매니저는 더 나아갈 수 있을까?
어빌과 포텐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셨나요? 최근에는 잠재력이 있는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가 대성할 경우 '포텐 터졌네'라고 흔히들 말하기도 합니다. SEGA 게임즈 산하 개발사 중 하나인 Sports Interactive에서 개발하고 SEGA 유럽에서 유통하는 시뮬레이션 게임 시리즈 'Football Manager'에서는 선수의 종합 능력과 잠재력을 나타내는 시스템으로 현재 능력(Current Ability)와 잠재 능력(Potential Ability)를 지칭합니다. 축구 시뮬레이션 게임 중에서는 실제 53개국과 122개 리그의 클럽을 사실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독점적인 게임입니다. 전신은 1992년 9월 발매된 'Championship Manager'로, 약칭 CM이라고 불렸습니다. 에이도스 인터랙티브와 스포츠 인터랙티브가 서로 갈라선 후 '풋볼 매니저 2005'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게임의 목적은 크게 자신이 감독하는 축구팀의 무궁한 영광과 감독의 커리어를 발전시키는 것입니다.
게임을 시작할 때 구단의 선택은 전적으로 유저의 자유에 맡겨져 있습니다. 거대 클럽의 감독으로 UEFA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목표로 삼거나, 하부 리그의 중소 규모 클럽 감독으로 상위 리그 승격을 꿈 꾸는 것도 가능합니다. 다른 시뮬레이션 게임은 제작자의 의도나 정해진 엔딩 루트에 따라 플레이하지만, '풋볼 매니저'는 따로 엔딩이 없어 유저가 자신의 목표를 세우고 이루면 그것을 엔딩으로 여길 수 있습니다.
실제 선수들의 능력치는 게임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리서처들이 세계 각국에서 구단을 담당해 선수 데이터를 입력하고 제출하게 됩니다. 이후 개발사에서 검토를 거쳐 게임에 적용됩니다.
'풋볼 매니저 2009'에서는 시리즈 최초의 3D 매치 엔진이 도입되었습니다. 그 전까지는 2D 화면에서 '바둑알'처럼 보이는 선수들이 경기를 하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에, 이 변화는 혁신적으로 여겨졌습니다.
'풋볼 매니저 2011'에는 '에이전트' 시스템이 도입되었고, '풋볼 매니저 2014'에는 새로운 선수 역할이 추가되었습니다. '풋볼 매니저 2019'에는 분데스리가 라이센스와 함께 VAR 시스템이 추가되었습니다. '풋볼 매니저 2023'에서는 UEFA의 다양한 대회 라이센스를 취득했고, '풋볼 매니저 2024'에서는 전작의 세이브 파일을 불러와 게임을 진행할 수 있는 기능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풋볼 매니저 2025'는 유니티 엔진으로 변경될 예정이며, 향상된 그래픽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제작진 역시 FM 시리즈의 매년 반복되는 스쿼드 업데이트 외에 큰 변화가 없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풋볼 매니저'는 매년 꾸준히 새로운 시리즈 게임을 출시하여 판매했습니다. 저는 2020년까지만 플레이하고 더 이상 '풋볼 매니저'를 플레이하지 않았습니다. 돈 버리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구매했던 2017이나 2018에서는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고, 게임 내의 굉장히 디테일한 부분까지 파고 들어 살펴봐야만 감독과 선수들 간의 간단한 텍스트로 구성된 역학 시스템이 잘 만들어져 있다고 판단할 정도였습니다.
매년 새로운 시리즈를 출시해야 하는 개발사의 입장에서는 간단하게 변화를 얹어 빠르게 개발하여 출시하였습니다만, 이것이 중첩되면서 게임의 복잡성이 증가했습니다. 2011 시리즈에서 처음 소개된 에이전트 시스템 외에는 게임 플레이에 큰 변화를 가져오는 새로운 요소가 없었습니다. 이것은 게임이 초창기에 비해 더욱 세부적이고 복잡해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로 인해 가볍게 게임을 즐기고 싶은 사용자들에게는 부담스러운 요소가 되었습니다. 그 와중에도 경쟁 게임들이 계속 등장해 '풋볼 매니저'의 독점적 지위는 크게 약화되었습니다.'Out of the Park Baseball', 'Pro Basketball Manager', 'Eastside Hockey Manager', 'Motorsport Manager', 'Cricket Captain', 'Rugby League Team Manager', 그리고 'Top Eleven'과 같은 게임들이 시장에 나타났습니다. '풋볼 매니저'는 2009년 2차원의 '바둑알' 그래픽에서 3차원으로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로 큰 혁신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반면 다양한 경쟁자들은 계속해서 자신들의 게임을 발전시켜왔습니다. 2023년 3월에 출시된 'The Show 23'은 플레이스테이션, Xbox, 닌텐도 스위치 등에서도 즐길 수 있습니다. 'The Show 23'은 스포츠 시뮬레이션 게임과 달리, 직접 선수로서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높은 화질과 함께 사용자들에게 감동을 전달하며 게임을 제공합니다.
코에이 테크모에서 개발하고 발매하는 삼국지 기반 역사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Romance of the Three Kingdoms'를 아실 것입니다. 삼국지 시리즈는 플레이 방식에 따라 크게 '군주제'와 '장수제'로 나뉩니다. 군주제는 특정 군주가 있는 세력을 선택하여 세력을 통솔하여 중국 전토를 통일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장수제는 장수 개인을 선택하여 군사, 도독, 장군, 태수, 일반무장, 재야무장 등 다양한 플레이를 할 수 있고 국가 운영보다는 장수 개인의 일생을 살아간다고 가정하는 방식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 시리즈로는 '삼국지 10'과 '삼국지 13'이 장수제이며, '삼국지 11', '삼국지 12', '삼국지 14'는 군주제입니다.
물론 코에이의 삼국지 시리즈가 과거와 다르게 적은 볼륨과 시스템으로 호평을 받고 있지는 않지만, 매 시리즈마다 다른 시도를 하려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풋볼 매니저'는 시리즈별 도전은 커녕 현실의 모습에 안주하기 바빴습니다. 'The Show 23' 이야기를 꺼낸 것은 이 때문입니다. 우리는 스포츠 시뮬레이션 게임으로는 많은 게임을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코에이의 삼국지 시리즈의 '군주제'와 '장수제'처럼 시각을 더 축소한다면, 실제 '더 쇼'도 '풋볼 매니저'와 같은 장르 안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이며 플레이어들의 취향이 중복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두 게임이 같은 카테고리 안에서 퀄리티 및 개발 역량에 대한 싸움을 한다면, 2010년도와 다르게 '풋볼 매니저'는 상대하기 창피할 정도로 1라운드 K.O 패배에 가깝습니다. 각 부분별 비교할 가치가 없는 것이죠. 한때는 골을 정말 잘 주워먹는 '필리포 인자기' 같은 선수나, 키가 작지만 축구 도사 역할을 수행하는 '메시' 같은 선수는 '풋볼 매니저'에서만 구현할 수 있다는 팬으로서 자부심이 있었지만 그것은 이제 13년 전의 이야기입니다. 과거에 리서처들을 사용하여 수많은 국가의 선수들의 스테이터스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했지만, 발전 없이 실제로 AI와 빅데이터가 작동하기 시작하는 2020년대 후반에 들어설 경우 그들이 구축한 정보는 손쉽게 제 2의 풋볼매니저를 꿈꾸는 개발사에게 추월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개발사에서 발표한 '풋볼 매니저 2025'에서 단순 그래픽만 좋아지는 것이 아닌 혁신을 보여주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