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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nny Aug 01. 2024

[Art] 프랑스 미술 여행기

왕복 40시간 비행 정도야 뭐,

23년 5월,

인상파 작품을 실제로 보고 싶어 왕복 40시간 프랑스행 티켓을 결제했다.

궁금증은 경험해봐야 직성이 풀리고, 하고 싶은 것 앞에서는 단순해진다.

여전히 내 세상엔 궁금하고, 하고싶은 것들이 많아 내년 5월에는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 지 모르겠다. 기대되기도 한다.



두 번의 망설임 없이 프랑스행을 결심하게 한 작품이다. (한 번은.. 고민했던 것 같다^^)


'르누아르 - 시골에서의 춤'

그림은 즐겁고 아름다워야 한다는 르누아르의 소신이 잘 담긴 작품이다. 춤을 추고 있는 여인의 표정에 흥겨움과 경쾌함이 담겼다. 이렇게 책으로만 봐도 미소가 지어지는데 실제로 보면 그 감흥이 어떠할꼬?


도시에서의 춤과 비교하며 보는 맛이 있는 작품인데, 아쉽게도 당시 작품이 대여됐었다. 그래도 한 작품이라도 볼 수 있어 얼마나 럭키인지. 두 그림에 모두 르누아르 친구인 폴 로트가 각기 다른 여성과 춤을 추고 있다. 작품 속 사랑스러운 눈빛을 하고 있는 이 여인은, 훗날 르누아르의 부인이 된다. 아니 르누아르 눈에 사랑스럽게 보였기에 부인이 되었겠지. :)


'마네 - 풀 밭위의 점심 식사'


당시 미술계의 이단아로 불리던 마네의 작품이다.

이 작품이 출품된 1863년을 기점으로 미술의 혁명이 일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성 우월주의, 정확한 원근법, 종교/신화적 그림만 다루던 권위있는 살롱전에 마네의 작품은 대단한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비난 받은 이유는 이렇다.

부르주아의 민낯을 고발했다. 전통적인 기법(원근법)을 무시했다. 완벽한 여성의 몸매를 추구하지 않았다.

당시에 그림 속 나체의 주인공은 역사나 신화 속 인물로, 완벽한 비율을 갖고 있는 추상적인 존재였다.  온화하고 따뜻한 미를 뿜어내던 다른 그림 속 여성들과는 달리, 이 여성은 어딘가 당당하다. 오히려 관객을 빤히 쳐다보고 있다. 마네가 꼬집고 싶었던 부분이 바로 이 점이다. 프랑스 사회의 가식과 위선.


시도와 변화엔 부정적 시선이 따르기 마련이다. 조롱거리가 되었던 마네의 작품이 현대미술의 시초가 되었을 지 누가 알았겠는가? 샘 알트만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You have to be willing to be misunderstood if you're going to innovate." 혁신은 초기에 많은 사람들의 질타를 받는다. 이를 감수할 수 있는 확고한 의지와 비전이 필요하며 또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증명해 내야한다. 또 한번 작품을 통해 배운다. 




한국인이 너무나 사랑하는 고흐의 작품.


고흐는 인상주의 작가는 아니다. 인상파 작품과 비교해보면 붓 터치가 과감하고 두터워 보다 선명하게 느낄 수 있다. 고흐 작품 앞에는 한국인들이 가득했다. 한국인들은 왜 고흐를 사랑할까? 아니 왜 그렇게 열광할까?

안시로 넘어가는 기차 안에서 고흐 생애를 담은 영화를 보고  그 이유를 어렴풋이 알게 됐다. 고흐의 인생엔 스토리가 있다. 바닥까지 끌려진 처절한 슬픈 스토리. 그 스토리가 살아서는 빛을 보지 못했다는 아쉬움과 애처로움도 한 몫하지 않을까?




미술관의 기능을 상실시켰다는 모나리자.

아무리 그렇데도 압도적인 작품임엔 틀림없다. 그리고 모나리자 앞에선 모두가 사진을 찍는다. (나두 헤헤)

신비한 미소, 가도에 따라 달라지는 표정, 성을 알 수 없는 오묘함. 미스터리 투성인 작품 앞에 감상할 시간은 채 3분도 주어지지 않지만 눈에 담았다는 것만으로도 경이로운 순간이다.



로뎅의 생각하는 사람

옆을 지나갈 숨을 참아보았다. 체념하고 있는 남성 옆에서  걸음을   없었다. 세포 하나 하나가 사색에 동원된  같았다. 흐드러지게  장미와  대조되는 장면이다.



가끔 사진첩의 작품들을 보면 프랑스에 다녀왔단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동행도 없이, 계획도 없이, 미술이 좋아 건너간 프랑스. 마음이 쏟아지는 것엔 용기가 따른다.

아마도 다음 모험은 페기 구겐하임 뮤지엄이나 MoMA 미술관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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