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24일
10월달이 거의 다 지나가서야 바깥 나드리를 하게 되었다.
사실 무박으로 가는 일정에는 겁이 났었다.
잠을 못자고도 괜찮을까, 화장실 문제는, 허기 지는 일은 없을까.... 등등
갈수록 걱정이 많아 지는 게 인생인 모양이다.
24일 (목요일) 일기는 예보상으로는 쾌청이었다.
비밀의 정원으로 간다.
충무로에서 밤 11시 출발을 해서 휴게소 한 번 들리고 나서 목적지 도착하니 새벽 1시경.
차에서 잠을 좀 잤다. 걱정과는 다르게..
그래서 맘이 좀 편하다.
네 시간 정도 눈을 감고 있었다.
불편하면서 편안했다.
단풍이 아직은 덜 익었다.
그리고 어두워서 어디가 어디인지 가늠이 잘 안되어서 그저 중간 부군에 삼각대를 설치하고 날이 맑기를 기다려 본다
아뿔사 그리 좋은 위치가 아니었다.
좋은 곳에는 진사들로 가득차 있다.
삼각대는 팽개치고 카메라만 들고 사람들 틈을 파고 들었다.
고라니 한 마리 지나갔으면 해서....
희망은 곧 원망으로 탈바꿈하는 법.
절실하게 원하는 바람으로 말이다.
아침 안개는 늘상 이곳에 함께 하는 듯하다.
아주 자연스러우니까, 낯 설지 않은 눈치이다.
그런데 무엇이 비밀의 정원인가, 잘 모르겠다.
군사 지역이라서 그런가?
잔뜩 흐려 있던 하늘이 밝게 변했다
아침 햇살이 정원을 비춘다.
사물이 깨어 나기 시작한다.
여기저기 기지개 켜는 소리가 들린다. 나무들도, 돌들도, 바람까지 함께한다.
한참 놀다가 읍내 가서 아침밥으로 순두부 정식 한 그릇 먹고
방태산 쪽으로 갔다.
풀도 배경에 따라서 그림이 되기도 한다.
이름 모르는 풀이라서 더욱 신비의 향기가 풍겨온다.
아침 빛이 살아서 움직이니까, 작은 터널도 그림이 된다.
기하학적 무늬를 만들어 주지 않는가.
방태산 폭포에 드리운 애기 단품이 제법 맛이 들었다.
풍미가 증폭된다.
2단 폭포라고 하는데, 그다지 웅장하지는 않다
아담한 풍광 범주에 들어가려고 한다.
폭포에 드리운 나뭇잎이 말을 걸어 온다.
나와 잠시만 같이 있어 줄래요?
녜 얼마든지....
시간을 함께 하기 위해 장노출을 선택한다.
5초이다.
물은 멈추면서 흘러간다
곳곳에서 정지한다.
물은 알고 보면 정지하는 흐름이고, 흐르면서 멈추어 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