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삶을 대할 때 기준이 되는 마음가짐을 하나씩 품고 있다. 나 같은 경우는 담백함이 그렇다.
담백함의 지점이 저마다 다르겠지만, 물에 물 탄듯 술에 술 탄듯한 유연함이 내가 생각하는 담백함에 제일 가깝다.
능동적이지 않은 수동적인 태도라 볼 수 있으나 뻣뻣함과 꼿꼿함이 다르듯, 우유부단이 아닌 외유내강이다.
외부 요인에 괘념치 않아 하고 내실에 집중하는 것이니 담백함은 곧 여유와 같겠다.
자극이 많은 요즘 시대에는 외부요인에 휘둘리지 않는 중심을 갖는 것이 최고의 마음가짐이라 생각한다.
이런 이상적인 마음가짐을 내 것으로 만들려고 탐을 내지만, 여유는 어감과 달리 말랑하지 않다. 내게 여유는 젠가와 같다.
여유를 위해 긴장을 하는 모순을 가지며 의식해서 생활을 해도, 진짜 여유가 필요한 순간들에는 이성을 앞서는 감정이 애써 쌓아 놓은 젠가를 와르르 무너트린다.
여유가 볼품없게 무너져 내리는 순간을 겪으면 내가 내렸던 결정에 대한 허탈한 후회가 한동안 떠나지 않는다.
그럴 때면 요양이라도 하듯 외적으로 여유로운 환경들을 찾아 그 안에서 내면에 여유를 다시 차곡차곡 쌓아 올린다.
내면이 중요하다 하지만, 나는 내적인 부분부터 여유를 채우기에는 내공이 부족해서 외적인 것으로부터 영향을 받으려 한다.
이런 과정을 여러 차례 거치다 보니 느낀 것이 있다. 스스로에게 관용을 갖는 것 역시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생각도 못했던 나에 대한 관용의 중요성을 알게 되니 한층 여유로운 처세가 된다.
결국에 여유는 여유로운 마음이 우선이다라는 말장난 같은 통찰을 느낀다
엄격과 긴장으로는 채우지 못하는 것이 있다. 여유가 무너지고 다시 쌓아 올리는 일련을 과정들은 결과적으로 실패라기보다는 경험이다.
쌓아 올리는 나무 막대가 안정감이 있는 무게와 면적을 갖기를 바라며 내일은 더 담백한 하루를 보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