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 #공동창업자 #
안녕하세요. 척척석사이자 잡학무식 신입사원이에요. 오늘은 제가 하는 일들 위주로 두 번째 일기를 적어보려고 해요. 일을 하며 느낀 점들과 어떻게 개선하면 좋을지, 나는 어떻게 이것들을 개선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들이 담겨있어요. 시작할게요.
<사업계획서 그 추상화를 마주하다.>
우리 사업계획서를 마주했을 때, 저는 추상화를 보는 줄 알았어요. 왜냐고요? 내용이 있는데 줄 글로 가득 차 있었거든요. 아, 제가 난독증이라 그런 거 아니냐고요? 사실 난독증이 맞는데, 한국어는 극복해서 편히 읽을 수 있고, 알파벳만 읽기 힘들어요.
여튼, 우리 사업계획서는 도표가 없이 줄 글로 나열만 돼 있었어요. 가독성은 버렸고, 챕터별 내용도 부실했어요. 각 내용은 이렇게 할 거야!라는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고, 그 흔한 계획도 기일~게, 아~주 기일~게 적혀있었거든요.
한 마디로 '당장 이거는 할 수 있을 거 같은데?'라고 적혀있었어요. 이 문장이 뭐가 이상한지 모르겠다고요? 엄청 이상하죠. 왜냐면 '있을 거 같으니까'요. 혹시 이해하셨나요? 제가 무엇을 꼽아서 이야기하고 있는지 말이에요. 맞아요. 당장 해야 하는데! 한다고 말을 해야 하는데! "할 수 있을 거 같아요~ㅎㅎ"라고 말을 하는 거예요.
예를 들자면 다음과 같아요.
"당장은 뭐 할지 모르겠는데요. 곧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다른 말로 하면 확신이 없었어요. 대표님이 직접 일을 하고 있으시면서 앱이나 앞으로의 개발 계획은 구체성이 떨어진 거죠. 그래서 추상적인 내용만 적혀 있었어요. 저는 이것을 구체화하는 것이 곧, 리얼리즘을 덧대는 일이라 생각했어요.
이를 위한 첫 단계, 시장조사를 다시 하는 거였어요. 시장조사를 위해 난생처음 법률 사전을 봤어요. 모르겠더라고요. 전문용어는 많은데, 나는 처음 접하는 용어들이라 이해를 못하겠더라고요. 차라리 처음부터 다시 공부하는 셈 치고, 앞으로 저희와 함께 할 미래의 동료를 대상으로 '부동산 등기 용어 해설집'을 만들기로 했어요.
우선, 부동산 등기와 관련된 즉, 저희 업무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용어들 위주로 정리했어요. 특히, 저희가 개발 중인 시스템에 적혀있는 내용을 정리하기 시작했죠. 대략 5일이 걸렸어요. 용어는 50여 개이며, 정의와 사람들이 자주 하는 질문을 중심으로 정리했어요.
자주 하는 질문을 중심으로 정리한 이유는 앞으로 마케팅에 필요한 아티클이나, 카드 뉴스 등을 만들 때 필요할 거라 예상했기 때문이에요. 참고하기 위해 블로그부터 시작하여, 법령, 인터넷등기소, 한국법제연구원, 토지이용규제정보서비스, 생활법령정보 등 모두를 참고했어요.
생각보다 너무 힘들더라고요. 처음 보는 내용을 깔끔하게 정리한다는 것이 말이에요. 꼭 논문 요약하거나, 논문 정리하는 듯한 느낌이랄까요? 또한,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너무 부족한 부분이 많은 거예요. 완성하고 난 후 곧바로 '보충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언제 보충하냐? 사업계획서를 적어나갈 때와 앞으로 아티클을 적을 때겠죠. 왜냐고요? 저는 사실 콘텐츠 마케팅 직무로 우리 회사에 취업했거든요. 즉, 마케팅 자료를 준비하기 위해 사업계획서 다시 쓰고, 내부 참고용 자료 만들고, 내부 교육에 필요한 내용들 건설하는 등 온보딩 자료를 만들고 있었어요.
어떻게 보면 스타트업에서 직무라는 것은 하나로 정의 내려지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하나의 일을 하다 보면 이어져 있고, 각자 맡은 분야를 잘할 필요도 있지만 연계된 업무는 한 명이 해결해줘야 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많은 신입이 스타트업에 들어오고 나서 혼동하는 거 같아요.
"나는 무엇하나 잘하는 게 없어, 나는 특별하지 않아,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을 못 해"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난 후 보면, 그 사람은 다 잘하더라고요. 제너럴리스트란 말이 딱 어울릴 정도로 말이에요. 좀 더 나아가면 그 사람은 T자형 인재가 돼 있더라고요. 이것도 잘하고, 저것도 잘하고,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아서 그 산업 전체를 이해하는, 그런 방식으로 성장하더라고요.
저도 그런 T자형 인재를 지향하고 있어서, 현재 겪는 일들을 즐기면서 하고 있어요. 어렵고 마주하는 벽들이 많은데도 말이에요. 제가 성장하고 있다고 느끼고 실제로 그러하니 즐거움이 더한 거 같아요. 사수가 없으면 정말 힘든 일이라 경험이 없을 경우, 신입에게 사수가 없는 곳은 추천하지 않아요.
하지만 자신이 능동적이고 이것저것 찾아서 하는 분이라면 저는 스타트업을 열렬히 추천합니다. 그게 곧 재미이고,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되고, 앞으로 이직할 때, 유용한 무기가 되기도 하거든요. 뭐랄까 요즘 인재가 필요로 하는 뭐든지 잘할 수 있는 사람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