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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개미핥기 Nov 01. 2021

� 최근 든 고민 기부런의 목적과 그 대상은 누구?

#기부런 #무런무런 #기부 #달리기 #오래달리기 #따로또같이

✔ 현재 열심히 기부런 프로젝트를 운영 중입니다. 생각보다 빠르게 목표에 달성할 수 있을 거 같아 '기부 대상'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본래 '달리기'와 '기부'의 측면에서 희귀병을 앓고 계신 이봉주 선생님께 기부하자고 이야기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적은 돈이지만 더 필요로 하는 대상은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과거 스타트업 창업 목표는 사업을 통해 자본을 열심히 벌어 '인문학' 공부하는 분들을 돕는 것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인문학 연구는 지원 연구비가 거의 전무하다시피 합니다. 시간강사를 뛰는 분들은 근로장려금 대상입니다. 그 마저도 강의 자리를 얻어내기 어렵습니다.


✔ 그 결과 그들은 공부 외에 아르바이트 또는 부업을 해야 합니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과거 저도 이 분야에 몸을 담았었습니다. 인문학이라는 학문이 좋았고, 함께 공부하는 그 분위기가 좋았기 때문입니다. 현실은 공부만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음에도 말입니다.


✔ 저는 결국 현실에 굴복하여, 그 세계를 떠나게 됐습니다. 떠나면서 한 다짐이 있는데, '꼭 그들이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실패했지만, 아직도 제 마음속에는 이 다짐이 남아있습니다. 아, 그렇다고 지금 하는 이 기부런을 통해 그분들을 돕자는 말은 아닙니다.


✔ 단지, 그들처럼 현실적인 어려움에 직면한 대상이 더 많지 않겠느냐는 말입니다. 이봉주 선생님한테 기부한다고 온전히 그 돈이 이봉주 선생님 품으로 갈 것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니 되려, 이봉주 선생님께 그 적은 돈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저보다 더 효율적이고, 가치 있는 기부를 실행하실 거라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 또한, 이봉주 선생님께 기부하면, 제가 알지 못하는 장소로 흘러들어 갈 가능성이 큽니다. '어떠한 단체'로 말이죠. 그렇게 되면 저희가 열심히 노력해서 모은 거리(10,000km)가 의미 없어집니다. 자금이 불투명해지기 때문입니다. 오해하시면 안 되는 것이 불투명하다고 의미 없다는 것이 아닙니다. 전 단지 자금이 투명했으면 좋겠습니다.


✔ 제가 생각하는 투명하다는 것은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느냐, 없느냐'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회사에 자본이 없어 편의점에서 요기해야 하는 그들'에게 제가 말하는 '실질적 도움'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습니다. 어쩌면 유난일 수 있습니다. 단돈 100만 원을 자비로 기부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 저의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다면 그의 10배 아니, 2배라도 되는 돈을 기부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제 갓 최저임금을 벗어난 월급쟁이에 불과합니다. 저에게 이 100만 원은 무지 큰돈입니다. 보통 저의 일주일 생활비가 5만 원도 안 되기 때문입니다.


✔ 재택근무 특성상, 커피는 1,000원짜릴 마시고 밥은 집에서 해결합니다. 취미도 있고 좋아하는 것도 있지만 최대한 아낍니다. 사실, 저는 저 자신에게 돈을 쓰는 것이 아깝습니다.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도 그렇고, 아마 미래에도 그렇지 않을까요? 그래서 기부런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 이에 대한 이야기는 아직 같이 기부런을 해주시는 분들께 이야기하지 못했습니다. 처음 목표와 다른 '기부의 의미'가 설정되기 때문이죠. 그래도 곧 이야기할 예정입니다. 아직 4,000km가 남아 반년은 더 운영해야 10,000km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그때까지 더 깊이 생각하고 논의하고 토론하며 목표를 정해야겠습니다.


 ✔ 무런무런이라는 기부런에 열심히 동참해주시는 소중한 29분의 힘을 빌어서, 저는 앞으로도 더욱더 열심히 무런무런의 의미를 재정립하는 운영자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기부'가 원활히 '운영(런)'될 수 있도록 말입니다. 


https://bit.ly/3peVI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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