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저작권

02. 검푸른색의 장미

by 서원

5월. 맞은편 담장 너머

장미향기가 진동한다


탐스럽게 피어오른 5월의 붉은 장미

욕심이 손끝에 묻어 가위로 '뚝, 뚝'

꺾어 내 방 안에 가두었다


먼지가 하얗게 쌓여있던 화병을 꺼내고

장미가시를 손질하여

떨리는 손길로 내 이름처럼 꽂았다


내 방엔 향기가 가득 퍼지고

처음엔 꽃잎도

제 것처럼 활짝 탐스럽게 터졌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검푸른 입술로 '시름시름' 앓더니

물 한 모금 입술에 닿지 못한 채

썩은 냄새와 함께


고개를 '푹' 떨구었다

'푹!'





keyword
작가의 이전글저작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