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by 일조

나는 끊어내는 것에 약하다.

모질지 못하고 쉽게 무너진다.

천성이 물렁물렁하다.

담배를 끊을 때는

4년이 넘게 걸렸다.

그 기간 동안 매일 한 갑을 사서

한 개비 피우고

담배를 핀 자신에게 화를 내며

남은 담배를 갑채 꾸겨 버렸다.

그리고 오후에 또 한 갑을 사고

또 한 개비를 피우고

또 화를 내며 꾸겨 버렸다.

하루에 담배값만 만원, 만오천원 쓰면서
이렇게 4년을 했다.

편의점 사장님이

하루에 몇 번씩 담배를 사러 오는 나를 보고

차라리 자기에게 담배를 맡기라고

할 정도였다.

담배를 그렇게 끊어냈다.

술은 그렇게도 안 되었다.

아내와 연애를 시작할 때부터 해서

15년 동안 금주를 시도했다.

술잔 다 버리기,

술병 다 버리기,

저녁에 금식하기,

술자리 안 나가기,

회식 안 가기,

운동하기,

아내랑만 마시기,

무알콜로 마시기,

횟수를 줄여보기,

주량을 줄여보기,

금주하는 날짜를 조금씩 늘려가기,

스스로 보상 주기,

알코올 중독 문제로 병원을 찾기도 했다.

하지만 비용을 들이는 거에 비해

담당 선생님의 진료가

미덥지 않다는 핑계로 치료를 계속하지 않았다.

아내는 중독 센터에 들어가는 것을 권했지만

일을 쉴 수 없다는 핑계로 가지 않았다.

그렇게 술 문제를 양 발에 묶인 족쇄처럼

15년을 질질 끌고 왔다.

아내와의 관계가 좋아질라 치면

술 때문에 문제가 생겨 다시 나락으로 떨어졌고

이런 사이클이 텀을 두고 반복될 때마다

아내는 지쳐갔고 트라우마는 깊어졌다.

나는 <우리 애긴 고양이라서>를 연재하면서

야몽이를 떠나보낸 슬픔과 죄책감을 위로받을 수 있었다.

그때 깨달았다.

글을 쓰는 것에는,

특히나 내 글을 보는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글을 계속 써 나가는 행위에는

뭔가 힘이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힘으로 단 한 번도 성공해 보지 못했던

금주에 성공해 보고 싶었다.

나는 아내와 살면서 해 주고 싶은 것이 많다.

그중에서도 금주에 성공한 내 모습을

죽기 전에 한 번은 보여주고 싶다.

그리고 술을 통제하지 못하면

내가 원하는 인생을 절대 살 수 없다는

확신이 있다.

내가 금주를 위해 어떤 고난을 이겨냈고

어떻게 헤쳐 왔는지 앞으로 어떻게 하고 싶은지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

그리고 내 글을 봐주는 분들에게

금주에 성공한 부자가 되어 보답드리고 싶다.

자, 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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