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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조 Apr 25. 2024

글을 무서워 하자

글로 써 놓으면 할 줄 알았다.

내 큰 착각이었다.

금주를 꼭 하겠다고 글로 약속한 지

열흘이 되지 않는 동안 

나는 4일을 술을 마셨다.

금. 토. 일. 그리고 오늘.

심지어 글을 올리는 지금도

술을 마신 상태다.

한번 무너지니까

댐이 터지듯이 와르르였다.

4일을 참으니까 

그때부터 보상심리가 들끓었다. 

물 한 방울만 떨어지면

사방팔방 튀어나갈 기름팬 같았다. 

그리고 5일째 되는 금요일 저녁

나는 너무 쉽게, 

어쩌면 당연하게 술을 마셨다.


글을 쓰면 안 된다는 마음과

창피하다고 회피하면

그게 더 쪽팔린 거라는 마음이 싸웠다.

글의 힘을 빌려 보자는 

나의 최초 계획은

완벽하게 패배한 거다.

그래도 경각심을 가지고 있어서

양심을 깨워둘 수 있어서

깨달은 바가 네 가지 있다.


1) 나한테 술은 습관이다.

2) 저녁에 할 일을 만들어야 한다.

3) 나는 하루만 참아도 성공이다.

4) 글이란, 내가 할 거다가 아니라

    내가 한 행동을 기록하는 것이 

    더 참되고 가치 있다. 

    말보다 행동이라고 했다.

    글보다 행동이란 말도 같다.


이렇게 글을 쓰면서 

마음이 조금 편해지는 것도 불편하다. 

스스로 면죄부를 주는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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