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 써 놓으면 할 줄 알았다.
내 큰 착각이었다.
금주를 꼭 하겠다고 글로 약속한 지
열흘이 되지 않는 동안
나는 4일을 술을 마셨다.
금. 토. 일. 그리고 오늘.
심지어 글을 올리는 지금도
술을 마신 상태다.
한번 무너지니까
댐이 터지듯이 와르르였다.
4일을 참으니까
그때부터 보상심리가 들끓었다.
물 한 방울만 떨어지면
사방팔방 튀어나갈 기름팬 같았다.
그리고 5일째 되는 금요일 저녁
나는 너무 쉽게,
어쩌면 당연하게 술을 마셨다.
글을 쓰면 안 된다는 마음과
창피하다고 회피하면
그게 더 쪽팔린 거라는 마음이 싸웠다.
글의 힘을 빌려 보자는
나의 최초 계획은
완벽하게 패배한 거다.
그래도 경각심을 가지고 있어서
양심을 깨워둘 수 있어서
깨달은 바가 네 가지 있다.
1) 나한테 술은 습관이다.
2) 저녁에 할 일을 만들어야 한다.
3) 나는 하루만 참아도 성공이다.
4) 글이란, 내가 할 거다가 아니라
내가 한 행동을 기록하는 것이
더 참되고 가치 있다.
말보다 행동이라고 했다.
글보다 행동이란 말도 같다.
이렇게 글을 쓰면서
마음이 조금 편해지는 것도 불편하다.
스스로 면죄부를 주는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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