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신고필증이 나왔다.
구청에서 주는 노란 봉투에 담겨 있는
공문 한 장과
빳빳한 신고필증을 받았을 때
난 기분이 묘했다.
법인도 아니고
개인사업자이고
근사한 사업장이 있는 것도 아닌
우리 집 주소가 적혀 있을 뿐인데?
출판사 이름과
대표 이름이 있는 것을 보니
기분이 묘했다. 좋았다.
뭐라도 된 것 같았다.
나 뭐 되냐?
신고필증이 나오면 메일이나 팩스로
보내달라고 그래야 사업자신고를 기한 내
할 수 있다고 몇 번이고 전화로 알려주셨던
고마운 구청 분께 바로 메일을 드렸다.
필증을 받기 전에
구청 분과 통화하면서 알게 된 사실이 있다.
출판사는 면세사업자라는 거다.
"저는 간이과세자로 신고했는데 어떡하죠?"
"그럼 통신판매업을 같이 신고하셨는데
판매하시려는게 뭘까요?"
"아, 네네 이것저것 도매몰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떼어다
판매하려고 합니다."
"음... 그 이것저것이라는 게... 공산품 같은 걸까요?"
"아, 네네네네 그럴 것 같아요. 쿨토시 뭐 이런 거 일수도 있고 그때그때 다를 것 같아요."
"그렇다면 간이과세자로 신고하시는 게 맞고
나중에 소득 신고하실 때 간이과세, 면세로
분리해서 신고하시면 될 것 같아요."
"아, 그럼 면세사업자로 다시 신고 안 해도 되는 거죠?"
"네, 출판사 필증만 나오면 팩스나 메일로 보내 주세요."
그렇다.
혹시라도 1인 출판사를 생각하고 계시는 분이
있다면 간이과세자가 아닌 면세사업자로
신청하시면 되고
나처럼 주업을 판매업으로 부업을 출판사로 하려면
간이과세자로 신고해도 되는 것이었다.
금요일 어젯밤에 필증을 보내 주었으니
이제 다음 주면 사업자가 나올 것이다.
나는 그동안 사업자가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느슨하게 굴었다.
공이 울렸는데 글로브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고
링 위에 올라가지 않는 권투선수 같이 굴었다.
이제 더 물러날 곳이 없다.
아내는 출판사 필증을 손에 쥐고
좋아하는 내 모습을 보고
딱 한 마디 해 주었다.
"액자 해야겠다."
그 한 마디가 참 고마웠다.
그리고 그 한 마디로 공이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