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부르는 단어
만약. 이 밖에. 나는 두 개의 단어를 참 소중히 여긴다. 이 단어들로부터 새로운 카피들이 써진 경험이 많다. 생각들을 부르는 단어라고 생각한다. 만약 ~ 하다면 어떤 말을 할 수 있지? 이 밖에 어떤 생각들이 있을 수 있을까? 만약과 이 밖에를 쓰면서 생각을 계속 부르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카피가 써질 때가 많다. 때때로 말도 안 되는 카피가 나올 때도 있지만, 나 같은 경우 신선한 카피가 나올 때가 더 많았다. 나의 두 단어 사용법은 이렇다. 먼저 나올 수 있는 말들을 다 포스트잇에 적어 본다. 그 말들로 카피들을 써 본다. 그렇게 만들어진 카피 벽을 하루 정도 묵혀둔다. 다음 날 물끄러미 쳐다보며 만약과 이 밖에를 중얼중얼거린다. 그러고 나서 산책을 나선다. 산책을 하다가 문득 떠오르는 카피를 폰 메모장에 적어 놓는다. 그리고 카피 벽 한쪽에 새로 생각난 카피를 붙여 놓는다. 벽에 붙어 있는 다른 카피들과 비교해 본다. 꽤 만족스러운 표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