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제일 좋아
관심에는 한계가 있다. 관심을 항아리로 보자면 항아리의 대부분은 이미 자신에 대한 관심으로 채워져 있다. 자신 밖의 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일 여유 공간은 매우 조금밖에 남아 있지 않다. 나와 관련된 것 말고는 별 관심을 주지 않는 것이 사람이다. 다른 사람의 관심이란 너무 소중하고 희귀해서 그걸 나에게 달라고 좋아요, 구독, 알림 설정을 주야장천 외치는 것이다. 하루에 길을 오가다 마주치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저녁에 그중에서 생각나는 얼굴이 단 한 명이라도 있는가? 수만 명을 보았어도 단 한 명도 기억나지 않을 것이다. 나와 상관없는 사람들이기에 관심 밖에 있기 때문이다. 카피라이터는 관심을 받아야 먹고 산다. 사람들이 스스로에 대해 가지는 관심에 호소할 때 카피가 주목받을 확률이 가장 높다. “북극곰의 집이 녹아 없어지고 있어요.”라는 말보다 “내 집 뒷마당에 찾아오던 길냥이들이 언젠가부터 사라지고 있어요.” 가 훨씬 주목도가 높다. “일 년 중 8달을 굶고 있는 아이들”이라는 말보다 “내시경 전날 12시간 금식할 때 엄청 배고프셨죠? 그런 배고픔을 200일 동안 느껴야 하는 아이가 있습니다.”가 훨씬 공감되기 쉽다. 나와 관련 없는 이야기에 관심 1도 없는 사람들에게 읽히는 카피를 쓰려면 먼저 들어야 한다. 듣고 말하기가 생활이 되어야 한다. 쓰려고 하기 전에 그 사람이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들어 보아야 한다. 하고 싶은 말의 리스트를 적지 말고 궁금하고 듣고 싶은 말을 하나하나 적어 보는 것이다. 그리고 그 말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아가 조용히 들어본다. 그럼 내가 어느 관심사에 기대어서 하고 싶은 말을 전해야겠구나 감이 온다. 나는 사람들이 내 카피에 관심을 기울일 확률을 제로로 놓는다. 0%에서 점점 확률을 높일 수 있는 쪽으로 노력한다. 내가 확률을 높이기 위해 쓰는 방법은 단순하다. 1) 사람들의 말을 경청하여 2) 관심을 파악하고 3) 관심을 주제로 이야기를 이어 나가는 것이다. 시작이 반이다. 듣기만 잘해도 이미 절반은 잘 썼다. 요즘 사람들의 좁은 관심 항아리가 좋아요, 알림 설정, 구독의 자리로 채워져 가고 있다. 카피가 들어갈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그래서 더 세심하고 사려 깊은 마음과 라이팅이 필요하다. 그래서 더 재미있다. 요즘의 카피 쓰기란. 나도 내가 제일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