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X시대의 카피라이터

신선하면서도 독창적이라

by 일조

진부한 표현은 피하자. 카피를 쓸 때 항상 생각한다. 우리 사전에는 몇 만개의 단어가 있는데 맨날 쓰는 어휘만 쓰는 건 아깝지 않은가. 그래서 같은 의미라도 다른 어휘로 의미를 신선하게 전달해 보려고 한다. 지금 시대에도 이런 자세는 의미 있다고 본다. 독창적인 표현을 쓰지 못하는 사람은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없는 사람과 같은 뜻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은 진부한 표현이라는 것에 대해서 다른 면에서 고민해 보고 있다. 진부하다 는 말은 낡아서 새롭지 못하다는 뜻이다. 카피가 낡았다는 건 “너무 많이 봤던 말이라 아무 관심이 없어.”라는 뜻으로 쓰인다. 하지만 생각해 보자. UX라이팅의 시선으로 보면 너무 많이 봤던 말이나 낡은 표현은 고객에게는 친숙한 말이다. 어렵지 않으며 바로 이해되는 말이다. 사람들은 했던 말을 또 듣는 것을 지겨워하고 질색한다. 하지만 행동을 안내해 줄 때는 자기가 알아듣기 쉽게 명확하고 친절하게 말해주기를 원한다. UX라이팅에 신선하고 독창적인 표현을 쓴다면 고객들이 무슨 행동을 취해야 할지 애매모호한 표현이라는 지적과 함께 수정을 요구받게 된다. 그래서 나는 UX라이팅을 할 때는 어휘나 조합이 아니라 운율과 리듬감으로 신선하면서도 독창적인 표현을 하려고 노력한다. 예를 들면 이렇게. [장바구니 담기]라는 표현을 UX라이팅 할 때는 [카트에 실어놓기]로 바꿔 본다. 우리말은 4.2 운율보다는 3.4 운율이 더 리듬감 있고 친숙하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의미는 같다. Byte차이도 많지 않다. 하지만 글의 움직임은 다르다. 요즘은 브랜드마다 자신들만의 UX를 설계하기 위해서 문체를 가이드로 정해 놓은 곳이 많다. 가장 흔하게 보는 문체가 해요체이다. 나는 이런 변화가 좋고 반갑다. 권위를 벗어던지고 고객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어떤 말을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말을 하느냐도 몹시 중요하다 생각한다. 말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듣는 사람 입장이 되어보고자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생각한다. 운율, 문체, 구두점 처리, 영문 표기법 등 UX라이팅을 할 때도 신선하면서도 독창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 관찰하고 공부하고 생각하고 써 보고 다시 또 써 보기 나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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