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X시대의 카피라이터

캠페인을 대하는 자세

by 일조

캠페인을 준비해야 할 때가 있다. 연간 캠페인이나 글로벌 캠페인처럼 예산이 크고 플랜을 길게 짜야하는 캠페인을 할 때면 나는 다르게 시작한다. 디지털 필름 한 편, TVC, 웹 페이지 카피를 쓸 때와는 자세를 다르게 잡게 된다. 카피 한 줄보다는 생명력이 긴, 팔딱팔딱 뛰는 아이디어 하나를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내가 자주 하는 고민은 이 지점이다. 과연 카피라이터는 캠페인을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가. 아트 디렉터, 캠페인 플래너, 어카운트 플래너, 미디어 플래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모두가 똑같은 브리프를 받아 보고 각자 흩어진다. 저마다 자기만의 무기를 꺼내 들고 이 캠페인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지 고민하고 있겠지. 수십 년 간 백지의 공포를 마주한 결과 나는 나만의 첫 단추 스킬을 얻었다. 그리고 여러 캠페인을 통해 이 스킬이 꽤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스킬은 질문 하나를 던지는 것이다. 내 캠페인으로 기사를 쓴다면? 1) 캠페인이 론칭되었다고 상상하고 2) 내가 기자가 되었다고 상상하고 3) 캠페인에 대한 기사를 미리 써 보는 것이다. 헤드라인을 쓰다 보면 아이디어가 큰지 작은지 이슈 거리가 있는지 없는지를 명쾌한지 스스로 알게 된다. 예를 들어 [신세계, 유통업계 최초로 AI 딜리버리 시작]이라고 헤드라인을 뽑아 본다. 임팩트가 없게 느껴지거나 어디서 본 듯한 헤드라인이라면 아이디어가 작은 것이다. 그런 아이디어는 킵하고 다른 아이디어를 생각해 본다. [신세계. 세계 최초로 유통의 하늘길 열어] 음... 이건 조금 세 보인다. 마음에 든다면 기사의 본문을 적어본다. 본문을 적다 보면 아이디어를 실체화하기 위해서 어떤 계획이 필요하고 무슨 수단을 붙여야 하는지 흐름이 보인다. 어떤 사람들을 보태져야 하고 그 사람들을 어디 가면 찾을 수 있을지 전체적인 그림이 그려진다. 대략 A4 반페이지 정도까지 본문을 써 본다. 그러고 나서 이 기사가 관련 매거진 커버 페이지로 올라갔다고 생각하고 커버 이미지로 뭐가 좋을지 떠 올려 본다. 그러면 캠페인 콘셉트 이미지와 아이디어 보드가 얼추 완성이 된다. 커버 이미지까지 붙여 보면 아이디어가 센지 작은지 더 명확하게 보인다. 그다음 본문 기사를 적절히 나누고 파워포인트에 옮겨서 팀원들에게 할 브리핑을 준비한다. 내가 캠페인을 할 때 아이디어를 시각화하는 첫 번째 방법은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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