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역할놀이
오늘은 날씨가 좋다.
오랜만에 한강변을 달려본다.
100미터쯤 달렸을까? 숨이 차자.
그렇다. 이제는 달리기도 마음뿐, 나의 역할이 끝났음을 인정해야 하나보다.
대학교 졸업 후 37년을 달려왔다. 꾸준히!
고개도 넘었고 몇 번 넘어질 듯 비틀거렸을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달려온 것은
마음 깊숙이 자리 잡고 있던 가장의 무게가 중심추가 되어,
넘어지지 않고 때로는 구르듯이 나를 여기 가지 밀고 왔다.
어제부터 글을 쓰려고 마음먹은 후 시간은 속절없이 흐르고 또 밤을 맞이했다.
와이프에게 연에 편지 보낸 때가 언제였던가?
또 , 91년 처음 해외근무를 나갔던 Palau에서 1주일마다 목매고 기다리던 가족의 편지는...
편지를 기다리면서 귀국할 시간을 기다렸다.
70년대 아프리카에서 장인어른은 어떤 마음이셨을까?
이제는 내 곁을 떠나신 아버지, 장인어른이 생각난다.
나는 좋은 아들, 이쁜 사위는 아니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아주 나쁜 아들, 버릇없는 사위도 아니었고 옛날 어른들과 무 두둑한 아들, 사위였다.
지난 37년간 앉은 의자는 보이지 않고 집에 오니 식탁과 의자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
이젠 이 의자에서 아침부터 놀아야지 생각하니 나 자신이 초라해 보인다.
아니 이 의자가 처음부터 내의 자였을 수도 있다.
지금까지 남의 의자에 불편하게 앉아있다 내 의자를 찾았으니
이제부터 잘 닦고 길들여 편안하게 앉아 쉬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