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센강 아래> 리뷰
기본 정보
장르 스릴러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러닝타임 103분
감독 자비에르 젠스
출연 베레니스 베조, 나심 시 아메드, 레아 레비앙
시놉시스
국제 대회를 앞둔 파리의 센강에 거대한 상어가 나타난다. 유혈 사태를 막고자 소환되는 한 과학자.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자신을 사로잡고 있는 과거의 비극부터 마주해야 한다.
줄거리 요약
환경 운동가 소피아는 예전에 비콘을 달아두었던 청상아리 릴리트와 재회한다. 그런데 릴리트는 환경오염으로 인해 거대하게 변이된 상태였다. 그녀는 함께 있던 동료를 모두 잃고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3년 뒤, 소피아는 릴리트가 파리 센강에 있다는 사실을 듣게 된다. 환경단체 SOS의 미카는 릴리트를 바다로 돌려보내려 하지만 일이 꼬이면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한다. 소피아는 릴리트가 새로운 상어 종의 시조가 되었음을 깨닫고, 철인 3종 경기를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시장은 이를 무시하고 보안을 군에 넘겨버린다. 소피아는 경찰 아딜과 함께 상어를 폭발물로 잡기로 한다. 그리고 어마어마한 숫자의 상어군체를 마주한다. 결국 작전은 성공하고 상어 떼를 수장시키지만, 릴리트는 살아남아 선수들이 있는 강으로 향한다. 학살이 시작되고, 출동한 군대가 릴리트에 총격을 가하던 중, 그 과정에서 강바닥에 앉아있던 포탄이 기폭되며 연쇄 폭발이 일어나고, 센강 일대는 거대한 물난리가 난다. 그렇게 릴리트의 새끼들은 번식하여 파리뿐 아니라 전세계 모든 수역을 장악한다.
바다도 아닌 강, 그것도 파리 센강에서 상어가 출몰한다는 설정은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자극한다. 영화는 기묘하게 설득력 있는 재난 상황을 관객에게 제시한다.
영화는 상어 재난물 특유의 B급 감성과 과장 연출로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쾌락적 긴장을 유도한다.
릴리트는 인간이 만든 괴물이다. 생태계 교란과 유전공학의 오남용, 그리고 이를 은폐하려는 정부의 태도가 상어보다 더 무서운 재난으로 기능한다.
영화는 대부분의 비평가들로부터 “설정은 허술하고, 메시지는 진부하며, 연출은 조악하다”는 혹평을 받았다. 그럼에도 넷플릭스 독점 공개작으로 전 세계 1위를 기록하며, 동시기에 공개된 한국작 <더 에이트 쇼>를 제치고 화제성·시청 시간·순위 모든 면에서 압도적인 성과를 거뒀다. 이는 본국 프랑스는 물론, 북미와 대한민국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 결과였다. 이 영화의 흥행에는 몇 가지 결정적 요인이 있었다. 먼저, 2024 파리올림픽 직전이라는 시기적 맥락은 “파리”라는 장소 자체를 전 세계의 상징으로 만들었고, 그 상징을 붕괴시키는 재난 판타지가 대중의 이목을 끌었다. 둘째, 환경오염, 유전자 변형, 정부 은폐, 군사 개입 등 전 지구적 이슈들을 파리라는 도시 안에 압축해 넣으면서, 허구 같지만 어딘가 익숙한 불안을 만들어냈다. 셋째, 영화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답게 상어가 사람을 토막내고 학살하는 장면, 폭발과 수몰 시퀀스 등의 스펙터클을 전면에 내세우며 시청자들의 즉각적인 쾌락 욕망을 자극했다. <센강 아래>는 완성도나 깊이가 아니라, 정확한 타이밍과 대중의 불안, 욕망을 교묘하게 건드린 넷플릭스형 재난 콘텐츠였다.
흥미로운 점은 상어보다 사람이 더 무섭게 느껴진다는 데 있다. 급진적 신념으로 타인의 생명을 도외시한 미카, 돈과 행정의 이익을 위해 시민 안전을 무시한 파리 시장. 영화는 이 둘 모두를 동시에 비판한다. 미카는 자연과 소통한다며 오히려 자연의 경고를 무시했고, 시장은 문제를 외면하다 참극을 키웠다. 이처럼 영화는 단순히 환경이나 권력 중 하나만을 탓하지 않고, 극단적 행동과 무책임한 무관심이라는 양극단을 모두 비판한다. 이 균형 잡힌 구조는 오늘날의 여러 사회 갈등 속에서 우리 모두가 가해자가 될 수 있음을 상기시킨다.
<센강 아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