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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여백 3집 12화

28주 후, 좀비 영화의 교과서

영화 <28주 후> 리뷰

by 그린
기본 정보

장르 공포, SF, 스릴러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러닝타임 99분

감독 후안 카를로스 프레스나딜로

출연 로버트 칼라일, 로즈 번, 제레미 레너, 해롤드 페리뉴, 캐서린 맥코맥, 맥킨토시 머글턴, 이모겐 푸츠

시놉시스

인간을 좀비로 만드는 '분노 바이러스'가 영국을 휩쓸고 지나간 후 6개월이 지난 시점. 미국 군대가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선언한 뒤 마치 그들이 승리를 거둔 듯해 보인다. 그리고 점차 도시는 질서를 되찾는다. 런던을 떠났던 시민들은 점차 도시로 돌아오고, 헤어졌던 가족은 재회의 기쁨을 나눈다. 하지만, 사실 바이러스는 죽지 않았고, 사람들이 모르는 사이 다시금 도시를 초토화 시키려고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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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요약

치명적인 ‘분노 바이러스’가 영국을 휩쓸고 6개월 후, 바이러스는 통제되었고 런던은 격리 해제 준비에 들어간다. 미군이 치안과 복구를 주도하며 생존자들을 다시 도시로 이주시킨다. 그중 도일의 두 자녀(탐미와 앤디)도 런던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아이들은 어머니 앨리스의 사진을 찾아 안전 구역에서 탈출하고, 놀랍게도 앨리스는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지만 증상을 보이지 않는 ‘면역자’로 발견된다. 그녀를 통해 바이러스가 다시 퍼지고, 미군은 이를 통제하지 못한 채 시민들을 무차별적으로 제거하기 시작한다. 군인 도일과 간호사 스칼렛의 도움으로 끝내 아이들만 살아남는다. 바이러스는 다시 유럽 대륙으로 번지고, 영화는 폐허가 된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끝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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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 포인트

좀비 영화의 진화

영화는 기존 좀비 영화의 느릿한 움직임에서 벗어나, 전력질주하는 감염자를 내세워 극한의 공포를 구현한다. 특히 감염 속도, 신체 표현, 집단 감염 장면은 리얼리즘 기반의 생존 공포로 진화한 좀비 장르의 흐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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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아포칼립스

바이러스가 통제된 세계는 곧 ‘관리 가능한 공포’를 향한 환상임이 드러난다. 미군의 통제 실패, 민간인 학살, 책임 회피는 종말 이후의 질서가 얼마나 허약한지를 보여준다. 이는 문명이 붕괴된 뒤 인간성과 도덕이 어떻게 작동하는가를 묻는 ‘사회 실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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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인 몰입

도심 탈출, 지하철 터널, 헬기 탈출 등의 장면은 쉼 없이 이어지며 관객을 몰입시킨다. 배경음악은 공포보다 긴장감에 집중해, 액션보다 더 스릴 넘치는 리듬감을 부여한다. 특히 안개, 어둠, 무정부 상태가 뒤섞인 런던은 생존 그 자체가 공포가 되는 공간으로 묘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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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포인트

앨리스의 면역 체질

감염되어도 발현되지 않는 앨리스의 존재는 바이러스와 인간 사이 경계의 모호함을 드러낸다. 그녀는 치유의 가능성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바이러스 보균자라는 점에서 통제 불가능한 위험이기도 하다. 과학적 치료의 실마리인가, 혹은 또 다른 재앙의 시작인가. 영화는 이중적인 상징을 통해 면역자의 존재가 단순히 ‘희망’만은 아님을 암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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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 레드

“구분할 수 없다면 모두 제거하라.” 바이러스보다 더 잔혹한 것은 인간 스스로 만든 명령 체계였다. 군대는 감염자와 비감염자를 구분하지 못한 채, 스스로의 무능을 ‘통제’라는 이름으로 포장한다. 영화는 재난 상황에서 권력이 얼마나 쉽게 도덕을 포기하는지를 냉정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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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생존

두 아이는 앨리스의 유전자를 물려받았기에, 면역자인 동시에 감염의 매개체일 수 있다. 실제로 앨리스의 아들인 앤디는 감염자에 물렸음에도 앨리스처럼 멀쩡한 모습을 보인다. 아이들이 인간성의 회복을 상징할지, 아니면 감염의 순환 고리를 이어갈지는 영화가 끝난 이후에도 계속되는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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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 바이러스

바이러스의 이름은 ‘rage(분노)’. 이 설정은 인간 내면에 존재하던 폭력성과 감정을 외화한 장치다. 감염자들은 이성을 잃고, 파괴적 충동만 가득하다. 우리는 이미 그 바이러스를 안고 살아가는 건 아닐까. 영화는 좀비보다 무서운 것이 ‘통제되지 않은 감정’임을, 그리고 그것이 집단적으로 확산될 때 얼마나 무력하고 위험해지는지를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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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감, 감염 메커니즘,

사회 비판을 한데 묶은

좀비 영화의 교과서

<28주 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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