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nal Reckoning (2025)
"톰 크루즈"가 이 영화 이후에 다른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를 만들지는 모르겠지만 (또 하겠지요?), 어쨌건간에 외형적으로 거의 마지막으로 보이는 "레코닝 (심판)" 시리즈가 끝이 났습니다. 1편 "데드 레코닝 (죽음의 심판)"도 어마어마한 스케일이었지만, 2편 "파이널 레코닝 (최후의 심판)"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정말 2편은 투자한 제작비도 엄청나지만, 그 제작비가 어디에 쓰였는지 그냥 영화만 봐도 이해가 갈 정도로 거대한 스케일이었습니다. 앞으로 이런 몸으로 뛰는 액션영화가 또 나오기는 어려울 겁니다. 주연배우가 "톰 크루즈"처럼 미치지 않은 이상...
영화는 엄청난 제작비가 들어갔지만, 흥행은 기대에 못 미쳤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로도 충분한 영화를 장황하게 늘여 둘로 나눠 놓았기 때문입니다. 흥행의 필수요소라고 판단한 "불가능해 보이는" 액션 장면을 많이 넣어야 했기 때문일텐데, 사실 줄거리 자체는 그렇게 복잡하지 않습니다. 복잡하게 보이도록 만들었을 뿐. 1편은 인공지능 "엔티티"의 "소스 코드"가 숨겨져 있는 러시아산 "세바스토폴" 잠수함의 비밀 공간에 진입하는 "십자형 열쇠"가 누구 손에 들어가는가가 제재이고, 2편은 "엔티티"에 의한 인류 멸망을 막아내는 것이 제재입니다. 이 간단한 두 가지 제재에 살을 잔뜩 붙이고, 액션으로 가득 채웠습니다. 1편은 오토바이를 타고 절벽으로 뛰어내리는 장면과 다리에서 떨어지기 직전인 기차속에서 살아남는 액션, 2편은 심해에 침몰한 잠수함에 진입하여 "소스 코드"를 탈취하는 장면과 빌런 "가브리엘"과의 비행기 추격장면 입니다. 이렇게 거대한 액션 장면을 2개씩 삽입하였습니다. 도대체 왜 이렇게 영화를 장황하게 만들었을까요. 물론 막대한 흥행이 목적이겠지만, 동시에 아마도 끝을 보려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요.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는 여기까지... 이런 생각으로...
"엔티티"는 미국 정부가 만든 "전쟁 전용 인공지능" 입니다. 그래서 각국의 "핵무기"에 접속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엔티티"가 자신의 생각을 가지게 되면서 미정부의 관리에서 이탈하였고, 자신의 "소스 코드"를 미정부가 탈취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하여 러시아 잠수함 "세바스토폴"의 비밀공간에 보관시킨 후, 잠수함이 자신의 어뢰로 자폭하도록 하여 북극의 베링해 근처에 영구히 침몰한 상태로 있도록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수족이 될 인간으로 "가브리엘"이라는 테러리스트를 고용합니다. 그런데 잠수함이 침몰하면서 비밀공간에 진입하는 "십자형 열쇠"도 같이 침몰하기를 원했는데, 뜻하지 않게 사망한 선원을 손을 거쳐 육지의 인간의 손에 들어가면서 사건이 시작됩니다. 1편에서는 이 열쇠를 서로 갖겠다고 싸우는 것인데, 사실 2편에서 잠수함에 진입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면서, 도대체 열쇠를 손에 넣은 다음에는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 알고 덤비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차피 군의 협조를 얻어야 하고, 특히 미군 잠수함을 이용해야 하고, 잠수함이 가라앉은 깊은 심도까지 내려가야 하는데, 누가 그걸 할 수 있단 말인가라는 생각이 들면서, 도대체 왜 열쇠를 가지고 그렇게 싸운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열쇠는 결국 이 사람을 거쳐 저 사람으로, 또 다른 사람의 손에 넘겨지고, 최종적으로 "에단 헌트"의 손에 들어가고 끝납니다.
2편에서 이제 "엔티티"는 작정을 했습니다. 전세계 핵무기 시스템에 침투하여 인간을 싹쓸어버릴 생각을 합니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최초로 지구 전체를 구하는 영화가 이 영화입니다. 미 대통령과 정부의 지원하에 "에단 헌트"의 말도 안되는 잠수함 침투 액션이 시작됩니다. 잠수함 내부에서 온갖 어뢰와 시설을 피하면서 "소스 코드"에 진입할 때의 서스펜스가 정말 일품입니다. 이제 이 "소스 코드"에 진입하여 "엔티티"를 사로 잡을 "키"를 "소스 코드"에 연결해야 합니다. 그 "키"는 "미션 임파서블"의 최고 천재인 "루터"가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키"가 "소스 코드"에 연결되는 순간 "엔티티"를 광학드라이브에 담는 과정은 두 번쨰 천재인 "벤지"가 해치웁니다. 가장 황당한 것은 어마어마한 길이의 코드로 구성되었을 것이 분명한 인공지능 "엔티티" 전체 파일이 눈깜짝할 사이에 광학드라이브에 저장되고 핵전쟁을 막아내는 것이지요. 보면서 "이렇게 순식간에 복사된다고, 말이 되나?" 했습니다. 영화는 영화입니다.
영화는 2편이 1편보다 잘 만들었는데, 특히 서스펜스의 구축이 매우 뛰어났습니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가 항상 상황을 극한까지 끌어가서 마지막에 가까스로 해결하는데, 이 "파이널 레코닝"은 그 아슬아슬함을 최대치로 끌어올렸습니다. 각국의 핵무기 접근 보안이 "엔티티"에 의하여 하나 둘 깨지면서 그 상황을 지켜보는 미대통령과 관료들이 보여주는 감정의 극한의 표현이 매우 훌륭했습니다. 당연히 해결하겠지라고 관객이 생각할 것을 분명히 고려하였음에도 그 이상의 "서스펜스"를 이끌어낸 "크리스토퍼 맥쿼리"감독의 연출이 정말 탁월합니다. 액션 장면도 대단했지만,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고유의 "서스펜스"를 잘 살린 것은 높게 평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1, 2편에 걸쳐 주요 배역을 2명이나 떠나 보냈으니 이제 앞으로 어떡할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마지막 엔딩 장면에서 남은 멤버끼리 서로 눈인사를 교환할 때, "또 하겠다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든 건 저뿐만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이제는 식상할 때도 되었고, 관객도 분명히 식상하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럼에도 또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드는 액션의 걸작 시리즈. "미션 임파서블"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