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ty Supreme (2025)
이 영화는 스포츠 영화이기는 합니다. 미국에서 만들어진 영화에는 탁구가 제재인 영화가 드문데, 이 영화는 탁구가 종목입니다. 보통 스포츠 영화이면 피날레는 둘 중의 하나인 경우가 많습니다. 주인공이 극적으로 승리를 하는 경우, 아니면 주인공이 패배는 하지만 그 패배가 오히려 승리보다 더 값진 의미가 있는 경우 입니다. 그래서 승리건 패배이건 피날레로 갈수록 극적으로 흐르며 관객에게 벅찬 감동을 줍니다. 게다가 음악 조차도 그 감동의 큰 역할을 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일반적인 스포츠 영화에서 기대하는 것입니다. 또하나 스포츠 영화는 줄거리에 기복이 있습니다. 계속 이기는 장면만 나오면 관객이 흥미를 잃기 쉬우며, 감동의 크기는 패배의 크기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주인공의 갈등도 나오고, 나락으로 갔다가 다시 기적처럼 회생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스포츠 영화 연출의 정석일 것이고, 관객이 기대하는 것일 겁니다.
그러나 감독이 "조쉬 사프디"면 다릅니다.
"조쉬 사프디"는 "마틴 스콜세지"와 같이 뉴욕을 중심으로 한 영화를 만들고 얼핏 연출 방식도 비슷해 보입니다. 그러나 "조쉬 사프디"는 "마틴 스콜세지"처럼 틈틈이 장면에서 벗어나서 전체를 조망하지 않습니다. 즉, 주변 환경이 영화에 미치는 역할이 거의 없고, 핸드헬드 카메라로 거의 스토킹 하듯이 사람에게 집착합니다. 따라서 주변은 거의 카메라에 담기지 않고 대부분의 장면에 인물만 가득합니다. 이런 스타일의 감독이 만든 "스포츠 영화" 입니다. 물론 "스포츠 영화"이기 때문에 이 영화에도 2차례 롱테이크로 "국제 탁구 시합"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무려 2시간 30분이나 되는 긴 영화에서 이 탁구 시합이 차지하는 분량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나머지는 모두 "드라마" 입니다.
영화가 시작되면서부터 카메라는 주인공 "마티 마우저 (티머시 샬라메)"를 지독할 정도로 따라 다닙니다. 그것도 멀리 비추는 것이 아니라 바로 코 앞에 주인공이 있는 듯한 느낌을 줄 정도 입니다. 즉, 관객은 영화를 보는 것이 아니라, 거의 주인공을 따라다니며 그의 경험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주인공의 활동량이 어마어마합니다. 그리고 모든 장면에서 좌충우돌을 보여줍니다. "마티 마우저"라는 인물은 자기애가 대단히 강하여 스스로를 세계 최고의 탁구선수라 생각하며, 주변도 자신을 그렇게 대접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대접을 받아내려고 기를 씁니다. 이렇게 되면 결국 모든 등장인물들과 갈등의 상황에 놓입니다. 따라서 영화의 대부분의 장면에서 말싸움이 벌어집니다. 끝도 한도 없이 들이대고, 윽박지르고, 소리지르면서 극도의 긴장감을 화면에 쏟아 냅니다.
"탁구"라는 스포츠는 그 자체로 숨 쉴 수 없이 빨리 진행되는 에너지 가득한 경기인데, 이 영화는 영화 전체가 "탁구" 경기에 필적할 정도의 에너지로 넘쳐납니다. 따라서 관객은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빨려 들어갑니다. 그러나 쉴새 없이 쏟아내는 에너지는 그만큼의 높은 긴장을 관객에게 던져주며, 관객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지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슬슬 주인공에 대하여 "그만 좀 하지" 하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그러나 감독은 이 긴장감을 절대로 멈출 생각이 없습니다. 끝까지 밀고나갑니다. 관객은 이제 이렇게 생각할 겁니다. "도대체 탁구 시합은 언제 하는거냐?" "일본은 가는거냐 마는거냐?"
"마티 마우저"는 땡전 한 푼 없는 상태이고, 삼촌의 신발 가게에서 영업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여기서 그의 캐릭터가 나오는데 손님에게 강압적인 영업을 합니다. "봐요 잘 맞자나요!" 그리고 자신은 빨리 일본에서 열리는 국제 탁구 경기에 출전을 해야 합니다. 지난 탁구 시합에서 일본인 선수 "엔도"에게 다소 억울하게 패했기 때문이고, 일본에서 열리는 다음 국제 대회에서의 1등은 분명히 내것이라는 생각에 사로 잡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돈도 없고 빽도 없습니다. 어떻게 일본에 갈 수 있을까요? 주인공은 정말로 비열한 짓이란 짓은 모두 골라 합니다. 그 집념이 에너지로 영화 내내 폭발하여 관객의 숨통을 틀어쥡니다. "지긋지긋한 자본주의. 돈을 위해서 저렇게 까지 비열하게 해야 하나? 나라면 안가고 만다" 그러나 주인공은 자신의 엉덩이를 탁구채로 두들겨 맞는 수모를 겪으면서 결국 일본에 갑니다. 그리고 자신을 이긴 일본 선수를 기필코 이겨버립니다. 매우 극적입니다. 그러나 감동이 없습니다. 감동적인 연출도 없고, 감동적인 음악도 없습니다. 가까스로 이기고 돌아와서 동고동락하던 아내가 낳은 아이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립니다. 이 정도면 완벽한 "신파" 입니다. 그러나 그런것 없습니다. 이 정도면 "조쉬 사프디" 감독의 팬이라면 완전히 몰입할 것입니다. 그러나 "신파" 스타일의 감동적인 스포츠 경기를 기대했다면 극장을 나오면서 극도의 피로감을 느낄 것입니다.
결국 이 영화는 100점짜리 완벽한 "마티 마우저" 역할을 해낸 "티머시 샬라메"의 놀라운 연기가 돋보이는 영화가 아니라, 감독이 자신의 스타일대로 밀고 나가서 관객을 패배시키는 감독의 영화 입니다.
이 영화는 "마티 리스먼"이라는 미국의 전설적인 탁구선수가 모델입니다. 그는 전국 대회에서도 많은 우승을 했습니다. 그러나 영화는 그를 제재로 사용했을 뿐 실제 그의 인생과는 많은 차이가 있는 허구입니다.
"마티 슈프림"은 흰색이 일반적인 탁구공을 주황색으로 칠하여 흰색 상의를 주로 입는 탁구 선수들의 경기에서 공을 쉽게 식별하기 위하여 개발한 컬러 탁구공의 "브랜드"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