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ck Bag (2025)
영화가 끝나고 감독이 누구인지 다시 한 번 확인했습니다. 진짜 우리가 아는 "에린 브로코비치", "트래픽", "오션스시리즈"를 연출한 그 "스티븐 소더버그"인가? "케이트 블랜챗", "마이클 파스밴더", "피어스 브로스난" 그리고 "나오미 해리스" (머니 페니 역을 했던). 감독 "스티븐 소더버그", 제작비 6,000만불. 그리고 한국의 관객수 6,886명. 한 마디로 DISASTER 입니다.
이 출연진 가지고 이 정도 밖에 못만든다고? 스파이 영화가 뭐 그렇게 어렵다고. 괜찮은 대본과 긴장감 넘치는 연출만 있으면 "Bourne 시리즈" 같이 주인공 1명(맷 데이먼) 만으로도 걸작이 나오지 않는가. 게다가 이 영화 러닝타임이 겨우 1시간 33분 입니다. "맷 데이먼"이라면 도망다니기에도 빠듯한 시간입니다.
"당신 말이 맞았어요. 조지", "우리 안에 배신자가 있어요.", "여기 5명의 이름이 있군요.", "당신 아내도 그 중 하나구요.", "세베루스가 배치되면 수천명의 무고한 사람들이 죽을겁니다."
일단 시작은 좋았습니다. 배신자가 있고, 아내도 그 중의 하나이고, "세베루스"가 뭔지는 모르지만 배치되면 수천명의 무고한 사람이 죽는다. 이 정도면 관객은 미끼를 물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적어도 영화 시작하고 30분정도 까지는 관객은 마치 한 창 드라마가 펼쳐지는 상황에 툭 던져진 느낌으로 호기심을 가지고 줄거리를 따라갈 것입니다. 다만 우리나라 관객은 영화 초반에 등장인물의 이름과 배우를 연결하느라 더욱 이 영화의 줄거리가 뭔지 이해하는데 애를 먹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름은 그렇다치고 아무리 기다려도 영화에 걸맞는 등장인물의 액션이 펼쳐지지 않고 대사만 계속 쏟아집니다. 뭐지? 슬슬 조급해 집니다.
그리고 어렴풋이 이 영화의 등장인물이 정보기관에 있는 사람들이고, CIA의 뒤치닥거리만 한다는 걸로 봐서, 미국의 정보기관은 아니고, 영어를 사용하므로 결국 영국의 정보기관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발음 만으로는 미국인지 영국인지 알 수 없습니다. 게다가 영국식 영어도 아닙니다.) 재미있게도 007 역할의 "피어스 브로스난"이 등장하고, "다니엘 크레이그의 007"에서 "머니 페니"를 했던 "나오미 해리스"도 나옵니다.
이제 위에서 언급된 5명이 "마이클 파스밴더"에게 초청되고, 그 중 한 명은 물론 아내입니다. 이 5명이 테이블을 앞에 두고 옆 사람의 올해 목표 말하기를 합니다. 일종의 심리게임 입니다. 그리고 아직도 우리는 "세베루스"가 무엇인지 모릅니다. 놀랍게도 알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게 뭐 별거라고...("세베루스"는 적국의 핵시설을 해킹해서 원자로를 녹여 방사능 지옥을 만드는 일종의 Malware 입니다.)
"당신 아내도 그 중 하나구요." 이 말 한마디에 낚여 관객은 "마이클 파스밴더"의 입장에서 "케이트 블랜챗"을 색안경을 쓰고 주시하게 됩니다. 그리고 나머지 4명이 그녀를 범인으로 확신하게 끔 지원사격을 해줍니다. 그리고 인공위성까지 동원하여 "케이트 블랜챗"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사합니다. 그러나 결국 "세베루스"는 사라지고 정보국은 난리가 났습니다. 이제 "세베루스"는 러시아로 가고 있습니다. 결국 "세베루스"가 담긴 USB를 운반하던 차량에 드론 폭격기가 충돌하여 최악을 막아냅니다. 누가? 어떻게? 도대체 범인은 누구일까요? "케이트 블랜챗"이 범인을 지목해도 긴가민가 입니다. 이제 사건은 해결했고, 범인만 찾으면 됩니다. 다시 앞에서 모였던 테이블에 다시 모여 앉습니다. 이 중의 하나 입니다. 그리고 감독은 예상하지 못한 범인을 그곳에 둡니다. 궁금할까요? "케이트 블랜챗"이 범인이 아니어서 뒷통수를 맞은 느낌이 들까요?
스파이 영화의 핵심인 "서스펜스"라고는 털끝만치도 없는데 연관성도 별로 없어보이는(아니면 정보의 의미를 생각할 시각적인 힌트도 없이) 정보만 끊임없이 제공합니다. 결국 누가 범인이면 어떤가요? 누군가는 범인일 것이고, 사건은 어쨌든 해결되었고, 영화는 끝이 났습니다. 해피엔딩. 이 영화의 진짜 "서스펜스"는 어떻게 제작비를 회수할 것인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