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이라는 나침반

by 셀프소생러

벌써 2년 전인 것 같습니다.

제가 한참 마음공부에 재미를 느끼며 책과 강의에 빠져 지낸 지가요.

그때 감정코칭 강의에서 자신의 감정을 살펴보는 활동을 했었습니다.

떠오르는 한 가지 상황에서 내가 느낀 감정들을 자세히 적어보고 나누는 활동이었어요.

거기서 처음으로, 한 가지 일이 하나의 감정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전에는 그만 놀고 공부하라는 제 말에 다 알아서 한다며 화를 내는 아이를 보면서 단순히 화가 난다고만 생각했어요.

그런데 생각해 보니 화나는 감정만 있는 건 아니었습니다.

아이가 나를 대하는 태도에 대한 서운함, 갑작스러운 반응에 대한 당혹감, 짜증과 같은 불쾌함, 내 말을 거부하는 데서 오는 무기력감 같은 여러 감정이 숨어있었습니다.

'아, 내가 서운하기도 했구나.'라고 숨겨진 내 마음을 알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 그때 이후로 감정이 흔들리는 상황이 오면 내 안에 어떤 감정들이 움직였는지 살펴보는 시작이 되기도 했고요.

참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어제 아이와 여행을 다녀오면서 그때 기억을 다시 떠올릴 만큼 다양한 감정들을 경험했습니다.

마치 감정이 실시간으로 나의 상태를 알려주는 나침반처럼 느껴졌습니다.

처음엔 좀 긴장을 했어요.

내 마음이 계속 중심을 잃는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어느 순간 재미있어지기 시작했고 그런 마음의 변화를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내 마음이 흔들려도 된다는 것, 그 생각이 마음을 편하게 하더군요.


그래서 돌아오는 길에 다짐했습니다.

너무 굳건하려 애쓰지 말자고요.

너무 괜찮으려고 하지 말자고요.

내 기분도, 타인의 기분도 날씨의 변화처럼 그럴 수 있음을 받아들일 때 내가 훨씬 편해진다는 걸 알았기 때문입니다.


어제 저에게 감정은 내 마음의 나침반과도 같았습니다.

버티지 말라는 나침반, 흔들려도 괜찮음을 배우라는 배움의 나침반이요.

만약 지금 당신의 감정이 흔들린다면, 그 감정이 당신에게 하는 말에 귀 기울여보세요.

거기에 나를 편안하게 해 줄 답이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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