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고도 어려운 말

by 셀프소생러

말 한마디로 천 냥 빚도 갚는다고 하지만, 평소 그 무게를 잘 의식하며 살지는 못했습니다.

내 생각을 전하고, 마음을 전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여겼던 때가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떠오르는 대로 말했고, 느끼는 대로 표현했습니다.


분명 내 생각과 마음을 이야기했는데 예상과 다른 반응을 만나게 되어 당황했을 때가 있었습니다.

처음엔 상대가 내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설명했죠.


"아니, 그게 아니잖아. 네가 잘못했다는 게 아니라 내가 속상했다고 그게..."

"그러니까 내가 한 말 때문에 네가 속상했다는 거잖아. 난 너를 생각해서 그랬던 거라고."

모임에서 만나 가까워진 친구의 동그래진 눈을 보면서, 한숨이 절로 나왔습니다.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대화의 거리에 가슴이 무겁고 답답해졌습니다.

서로 멍하니 상대의 얼굴만 보는 침묵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제가 찾은 답은 '그저 '너'를 인정하자'였습니다.

"그래, 네가 잘못은 아니야. 나를 생각해 준 것도 고맙고. 내가 너무 예민하게 굴었나 봐"

"아니야. 나도 그렇지. 내 생각만 했어"

불편한 순간은 마무리되었지만 뭔가 설명되지 않는 찜찜함이 남았습니다.


'도대체 뭐가 잘못된 걸까?'

그때부터였어요. 말이 어려워지기 시작한 건.


그리고 피터 드리커의 말에서 그 이유를 알게되었습니다.

"의사소통은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듣는 사람이 완성합니다."

나를 통해 내 입에서 나오는 말은, 듣는 사람의 해석으로 완성되는 것이었습니다.

들은 말은 각자의 경험으로 해석되기 때문에, 내가 전하는 말이 의도와 다른 방향으로 전달될 수도 있는 거고요.


그러니까 말의 주인은 내가 아니라, 받아들이는 상대방이었습니다.

그래서 말이 어려웠고요.

어떤 경우에는 참 어렵고, 또 어떤 경우에는 매우 어렵습니다.

내 마음을 닮은 말을 찾는 것도 어려운데 그걸 듣는 상대의 입장까지 생각하려니 말의 무게가 점점 무거워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럼에도 말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내 진심이 잘 전달되지 않을 때는 내 마음을 반복해서 전하려 하기보다 상대의 말에 숨어있는 마음에 먼저 귀 기울이기로 했습니다.


말이 부딪히는 이유는 마음에 있으니까요.


결국 좋은 말이란 기술이 아니라 마음입니다.

잘하는 말보다, 마음을 주고받는 말을 하는 사람이 진짜 좋은 대화 상대인 거요.

그리고 지금 내 마음을 찰떡같이 알아들어 주는 사람이야말로, 내게 가장 소중한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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