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좋아하는 사람 중에 문샤인 모르는 사람도 있어?
해외 작가진에 대한 아카이빙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었을 때, 제일 먼저 포스팅해야겠다고 생각했던 프로듀싱 팀이다. K-Pop을 즐겨 듣는 리스너들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이름이다.
유영진 켄지 그리고 Moonshine이라고 할 정도로 SM 음악의 많은 지분을 갖고 있으며, 주로 트랙을 담당하고 있다. 아마 갈수록 더 많은 파이를 차지 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본다.
케이팝 씬에서의 첫 등장이었던 레드벨벳의 피카부(Peek-A-Boo)를 들었을 때 상당한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어 이 사람들.. 앞으로 SM 크레딧에서 많이 보이겠군.. 이란 생각도 동시에 들었다.
우리에겐 생소하지만 스웨덴은 아바와 아비치를 배출한 국가로, 미국과 영국에 이어 세계 3위의 음악 저작권 수출 강대국이다. 미국의 백스트리트 보이즈와 엔싱크를 제작한 데니스 팝, 레이디 가가와 더 위캔드 등 수많은 가수의 곡을 만든 맥스 마틴이 모두 스웨덴인 프로듀서다.
스웨덴은 초등학교부터 음악 교육 커리큘럼이 매우 세밀하고 철저하고, 음악을 듣거나 만들 때 늘 멜로디를 최우선시하는 전통도 있다고 말한다. 이 점이 대한민국의 정서와 맞닿아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실제로 스웨덴 작곡가들은 한국인들이 '떼창'을 할 수 있는 중독성 있는 멜로디를 만드는 데 특화돼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아니면 진짜 한국에 대한 정서적 이해가 있나?..
내수 시장이 작아 일찌감치 해외로 눈을 돌린 스웨덴은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이 특히 두드러져 케이팝의 선율과 하운드에 최적화된 재능을 가진 작곡가들이 많다.
특히 케이팝은 록이나 펑크처럼 어떠한 한 장르에 국한되지 않는 실험적인 음악이다. 작곡할 때 무슨 장르든 섞을 수 있다는 점이 굉장한 장점이자 매력인데, 작곡가들이 케이팝을 작업할 때는 창의적인 자유를 준다.
실제로 문샤인의 작가진인 Jonatan은 케이팝은 본인이 만들었던 몇몇 곡은 기존 음악 시장에서 '너무 특이해서 성공하기 힘든 곡'이라며 거절당했었는데, 케이팝 시장에서는 절대 그런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Moonshine의 작품들 중 정말 좋아하는 곡이다. SM 'STATION X 0'의 두 번째 콜라보 앨범으로, 당시 음원이 공개되자 방탄소년단의 독주를 막았다.
당시에 들었을 땐 멜로디가 살짝 난해했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 들었을 땐 전혀 그렇게 들리지 않는다.
귀가 익숙해진 걸 보면 5년이 지난 현시점 케이팝이 그만큼 다양한 시도들을 했단 뜻이겠지?
당시 엑소와 첸백시 활동했던 백현의 보컬이 매우 돋보였으며 로꼬와의 합이 좋았다는 평들이 대다수였다.
개인적으로 트랙보다 백보컬로 꽉 차있는 편곡을 좋아하는데, 그래서 후렴의 뒷부분의 편곡이 마음에 들었다.
샤이니, 그중에서도 KEY의 레트로 트릴로지(3부작)의 시작부터 관심이 많았던 나의 마음에 쏙 들었던 트랙이라고 생각한다.
타이틀로서의 대중성은 아쉽지만, 독창성은 최고라고 생각한다. 앨범에는 일반적인 케이팝 타이틀 감의 수록곡이 많지만 일부러 KEY의 가수로서 정체성 확립을 위한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추측한다.
특히 앞부분과 대비되는 브릿지가 정말 마음에 들었다. 계속된 마이너 진행에 대비된 메이저틱한 코드들을 사용하였는데, 가사와 합이 정말 잘 맞는다. '깃발이 휘날릴 때 가슴이 벅차와'라는 가사가 붙어 행진하는 듯한 느낌도 든다.
일부러 많은 화성이 느껴지지 않는 신스 브라스 소스를 선택한 것 같은데, 자칫하면 정말 가볍게 들릴 수 있었을 텐데 전혀 저렴해 보이지 않는다.
2023년, SM의 음악은 Moonshine에 의해 더욱 다채로워지고 있다.
올해 그들이 참여한 모든 곡이 놀랍게도 SM에서 발매되었으며, 주로 편곡에 대한 크레딧이 올라가 있다.
이들의 음악은 장르의 경계를 뛰어넘는 독창적인 스타일과 다채로운 음악성으로 가득하며, 이로 인해 음악 팬들은 그들의 창의적인 행보에 기대를 걸고 있다.
Moonshine은 이미 SM 뿐만 아니라 K-pop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으며, 앞으로 그들이 어떤 음악적 성장을 이루어낼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나 또한 얼른 그들이 작곡한 새로운 곡들을 얼른 만나보고 싶은 욕망이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