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는 이유는 내가 성장하기 위함이다.
너무 오랜만에 쓰는 브런치 글이라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머릿속이 깜깜했다. 마지막 글을 쓰고 난 뒤에 나는 둘째 딸을 출산했고 육아하며 내 인생의 밑바닥을 삽질하듯 더 파고 내려가기도 했다. 그러다가 다시 기어 올라오듯 천천히 지상을 향해 올라오기도 했고 말이다. 우연이라는 게 참 신기하게도, 브런치 메인에 떴던 나의 글을 읽고 응원해 주시는 지인분의 칭찬도 다시 글을 쓰게 하는 데에 한몫했다. 댓글로 공감해 주시는 분들 덕분에도 “난 혼자가 아니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었고, 많이 편협한 나의 글에도 다른 시각으로 해석해주시기도 해서 오랫동안 내 마음에 머물며 고민하게 되었다.
나는 나 자신에 관해 관심이 참 많고 다른 사람의 삶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 나에 대해서는 많은 정보들이 있어서 어떠한 결과를 도출해 내는 데에 어려움이 크게 없지만, 다른 이에 대해서는 섣불리 판단하는 것도, 누군가에게 조언을 한다는 것도 정말 어리석은 일이라는 것을 그동안 조용히 깨닫게 되었다. 조용히 깨달았다는 말은, 혼자 생각하고 판단하던 나의 시각을 다행히도 당사자들에게는 표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부분을 보면 점점 나이 들어가면서 어른이 되어가나 보다. 아마도 이전 글은 치기 어리고 철없으며 그 당시의 감정에 매몰되어 적었기 때문에 나는 감히 이전 글들을 읽을 용기가 나지 않는다.
다른 작가들의 브런치 글을 읽다 보면 그들의 색다른 관점이 남다른 경험들에서 나왔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글솜씨가 매끄럽거나 수려하지 않아도 그 글 안에 있는 생각과 깊이는 누구도 낮게 평가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어떤 부분에서 깊이 있는 이야기를 전할 수 있을까 고민해봐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나의 글의 강점이 될 테니까 말이다. 감사하게도 역설적으로 근래 글을 쓰지 않고 쉬었던 몇 년간 많은 일들이 있었고, 그 일들을 잘 풀어내고 싶다.
글을 쓰기 전에 속으로 미리 생각을 해본다. 어떤 주제로 어떤 부분까지 쓸 것인지 말이다. 누군가와 대화를 하다 보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끝없이 이어진다. 글은 그러한 평범한 대화와 달리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알맹이가 두툼히 들어있어야 한다. 그 알맹이를 둘러싸고 있는 살은 적당한 두께로 그 알맹이를 감싸고 있어야 하는 것처럼, 무엇을 쓸지 어떤 이야기로 끝맺음을 할지 미리 상상해 보는 일이다.
요즘 남편과 둘이 함께 하는 시간에 대화를 많이 하고 있는데, 그 대화의 주제는 주로 우리 자신들에 대한 이해와 분석 그리고 주변 사람들 특히 가족들에 대한 분석들이다. 이 과정은 누구를 폄하하거나 깎아내리려는 의도가 아니라 너무나 이해하기 힘든 사람의 특성들을 온전히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위한 노력이라고 말하고 싶다. 주변을 둘러보니 평범해 보이지만 평범한 사람은 하나도 없다는 사실에 놀란다. 모두 다 특이한 부분을 갖고 있고, 그 특이한 부분을 잘 사용하면 그게 매력이 된다는 결론을 도출해내곤 한다.
사실 내 욕심은 주변 사람들을 폭넓게 이해하고 싶다. 그리고 직접적인 도움이 아닐지라도 공감함으로 다양한 사람들을 품는 어른이 되고 싶다. 조금씩 글을 써가면서 그러한 어른이 되는 모습을 나누어 볼 요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