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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글이 복사되던 날, 저작권을 알게 되다

함께 만들어가는 창작과 저작권의 길


1. 저작권,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였는데


저작권이라는 말.

한때는 남의 일 같았습니다.


처음 블로그에 글을 올릴 땐

‘이 정도는 괜찮겠지’, ‘사진 한 장쯤은 뭐 어때’ 하는

가벼운 마음이 솔직히 없지 않았죠.


하지만 창작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그 가벼움이 얼마나 깊은 책임을 동반하는지

조금씩 실감하게 됐습니다.



2. 내 글이 복붙되던 날


몇 해 전, 저는 어느 여행지에서의 감동을

담은 글을 정성껏 썼습니다.


그날의 날씨, 공기의 결, 마음의 떨림까지 —

사진과 함께 꾹꾹 눌러 담았죠.


며칠 뒤, 우연히 검색을 하다

제 글과 사진이 거의 그대로 복붙된 채

다른 블로그에 올라와 있는 걸 발견했습니다.


심지어 그분은

"제가 직접 다녀온 여행기입니다"라고 적어두셨더군요.


처음엔 멍했습니다.

‘이건 분명 내 글인데… 왜 남의 것처럼 올렸지?’


화를 내기도 애매하고, 신고하자니 번거롭고…

그냥 웃고 넘기기엔 뭔가 마음이 쓰렸습니다.



3. 그런데 묘한 감정이 올라왔습니다


그날 밤, 다시 제 글을 읽어보았습니다.

그리고 생각했죠.


‘그래도… 누군가는 이 글을 좋게 봤구나.’

‘어쩌면 정말 마음에 와닿았기 때문에,

이렇게라도 공유하고 싶었던 걸까?’


분명 무단 복사였지만,

그 일을 계기로 ‘내 글이 누군가에게 닿았구나’ 하는

사실이 조금은 기쁘기도 했습니다.


억울함, 황당함, 그리고 이상하게도… 감사함까지.

복잡하고 묘한 감정이 스쳤습니다.



4. 그래서 지금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저는 이제 저작권을 단순히 ‘법적인 소유권’이 아니라,

창작자의 정체성과 신뢰를 지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창작자와 독자가 함께 공존하고 상생하는 방식이라고 믿게 되었죠.


내 글을 좋아해 주는 사람들과

좀 더 정직하게, 솔직하게 연결되는 법.

그게 저작권의 진짜 의미 아닐까요?



5. 지인의 이야기로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얼마 전, 한 지인이 정성껏 기획한 콘텐츠가

다른 작가의 이름으로 그대로 복사되어 퍼진 일을 겪었습니다.


그분은 마음 아파하면서도 이렇게 말하더군요.


“그래도 내 아이디어가 좋았다는 뜻이니까…

언젠가는 사람들이 알게 되겠죠.”


결국, 원작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그 지인은 더 많은 사람에게 주목받았고,

오히려 좋은 협업 제안까지 받게 되었습니다.


그때 확신했어요.

진짜 창작자는 결국 ‘진심’으로 기억된다는 것을.



6. 저작권, 이제는 나와 ‘아주 깊이’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그 후로 저는 누군가의 글을 인용할 땐 더 조심하게 되었고,

내 글이 공유될 땐 출처를 꼭 남기게 되었습니다.


창작의 세계는 ‘내 것만 지키는 싸움’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방식이라는 걸

이제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마무리


저작권은 창작자의 마음이 머무는 자리입니다.

법이 아닌, 정성과 존중으로 지켜내고 싶습니다.



#저작권 #창작과공존 #내글지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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