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과 직접 대면을 전제로 하는 박물관의 존립과 위상은 여전히 유효하다.
박물관은 단지 유물의 실물만을 보여주는 공간이 아니다. 박물관은 유물의 성격과 특성에 맞게 공간을 구성한다. 꼼꼼하게 구성된 공간은 유물과 유물, 유물과 역사적 맥락, 유물과 감상자 사이에 긴밀한 연결고리를 만들어 준다. 감상자는 이 속에서 다양한 감각을 활용하여 유물을 감상한다.
온라인 전시는 관람 공간에 제약이 없지만 시각으로만 감상이 이루어진다. 하지만 박물관에서는 시각뿐만 아니라 후각, 청각 등 다양한 감각을 통해 공간을 인식하고, 그 공간 속에서 유물을 감상한다. 이와 같은 박물관의 공간감은 실제 유물과 감상자가 같은 공간에 있다는 전제에서 비롯된 박물관 고유의 성질이다.
최근 온라인 전시가 증가하면서 이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많다. 온라인 전시는 우리에게 새로운 관람 문화를 열어 주었다. 하지만 오히려 온라인 전시를 통해 기존 오프라인 전시의 소중함과 가치를 되새기게 되었다는 반응도 있다. 오프라인 전시에서 이루어지는 오감을 활용한 감상은 여전히 감상자들에게 특별한 인상을 남긴다. 온라인 전시는 오프라인 전시의 위상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지 못하며 오프라인 전시의 존립과 위상은 유효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