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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스텝 Jul 13. 2024

민들래 인간

HSP로 불리는 초-민감자에 대한 이야기

"니들이 무슨 어둠의 자식들이야?"

눈이 불타던 학창시절..


예전에 어두운 것이 좋아서 방 불을 꺼놓고 있으면 선생님이나 부모님이 자주 하시던 말씀이죠? 핸드폰을 보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어두운 환경이 밝은 환경보다 눈이 편안하다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유독 그런 주변 환경에 민감한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바로 내향형 사람들인데요. MBTI로 분류하자면 I에 속하는 분들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내향형 분들은 외향형 분들보다 한 가지에 더 깊게 집중을 잘 하는 경향이 있고, 주변 사물을 민감하게 받아들여서 더욱 예리하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주 섬세한 감각이 필요한 미술쪽에는 대부분 내향형 분들이 분포한 것도 그런 이유가 되겠네요. 다만 내향형 분들은 무언가 정보를 얻었을 때에 자신과 대화를 하면서 정보를 혼자 곱씹는 경향이 있고, 외향형 분들의 경우에는 다른 사람과 그런 정보를 나누는 경향이 있기에 비교적 내향형 분들은 비교적 우울증에 취약합니다. 행복도 배가 되지만 고통도 혼자 곱씹으며 배가 시키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런 내향형 분들보다 훨씬 민감한 HSP (Highly Sensitive Person) 라는 분들도 존재합니다. 그들은 소리, 빛, 색감, 향, 맛, 타인의 표정, 감정 등의 영역에서 매우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저는 이렇게 주변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변화하는 사람들을 '민들래 인간' 이라고 부릅니다.



민들래 인간은 내향형 쪽에 많이 분포해 있기는 하지만 외향형 분들과의 비율은 약 7:3 정도로 외향형 분들 중에서도 민들래 인간은 꽤나 많이 존재하기 때문에 만약 자신은 외향형 인간이니깐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아래 사항에 속하는지 한 번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



민들래 인간 (HSP) 테스트

1. 한 번에 많은 일이 일어나면 처리하기 너무 힘들다.

2. 타인이 놓치는 소리, 빛, 향, 맛을 쉽게 찾는다.

3. 혼자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많이 갖는다.

4. 다른 사람의 표정, 기분을 쉽게 알아차린다.

5. 나의 기분을 상대에게 표현하기 어렵다.

6. 예술적인 음악, 그림 등을 즐긴다.

7. 작업중 일때 주변의 시선을 느끼면 과하게 신경쓰인다.

8. 쉽게 자주 자책감을 느낀다.



민들래 인간을 이해하기 쉬운 또 다른 예시는 좁고 깊은 구덩이를 생각하시면 좋습니다. 반대로 외향적인 분들의 경우에는 얕지만 넓은 구덩이를 판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면 이해하기 쉬우실 겁니다.



넓은 구덩이를 판 외향형 사람의 경우에는 다향한 것을 접하기를 좋아합니다. 다양한 사람들, 넓은 지식들, 강한 음악과, 강한 빛을 필요로 합니다. 넓은 만큼 많은 것을 수용할 수 있고, 작은 돌맹이가 떨어지는 미미한 마음의 상처 정도로는 넓은 구덩이는 끄떡 없다는 강점도 있습니다. 다만 작은 자극으로는 구덩이를 가득 채울 수 없고, 만약 두더지가 작은 구멍을 여러개 뚫는다면 눈치채지 못 하다가 어느 한 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넓은 구덩이


깊은 구덩이를 판 내향형 사람의 경우에는 반대로 적지만 중요한 사람들, 좁지만 깊은 지식의 수준, 부드러운 음악과, 은은한 빛을 선호합니다. 좁은 만큼 많은 것을 채우기는 힘들지만 그만큼 정말 중요한 것들만을 채울 수 있고, 나와 내 주변에 것들의 변화를 쉽게 알아차려 쉽고 빠르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작은 자극으로도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으며, 지속적으로 그것에 상처를 받을 수 있습니다.


깊은 구덩이


민들래 인간의 경우는 이러한 구덩이가 자신 혼자만 겨우 들어갈 정도로 좁은 경우입니다. 중요한 사람 조차도 들어갈 공간이 적어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호하고, 물 양동이 하나 정도의 우울감에도 자신의 모든 것을 빠뜨려 큰 우울감으로 발전하기 쉽습니다.


좁은 구덩이


이런 자신의 성향을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림으로 표현하니 알기 쉽지만, 우리는 현실 세계에 살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자신의 구덩이 크기를 볼 수 없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전부 넓은 구덩이를 가졌다면 자신도 그런 사람들 처럼 많은 사람과 어울리고 다양한 것을 접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자신은 좁은 구덩이를 가지고 있는데도 말이죠. 이런 경우엔 타인보다 쉽게 피로감을 느끼고 매사에 하는 작업의 효율이 크게 떨어질 수 있습니다.



혹여나 내향형 분들이시라면 내향형 분들의 특징과 장점을 집중적으로 서술한 베스트셀러 도서 수전케인의 ' 더 콰이어트'를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럼 저는 다음시간에 더욱 흥미로운 글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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