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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민석 Mar 02. 2024

빛의 시어터 : 달리&가우디전

호텔 + 미술관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나는 이상한 사람이 아니다, 정상이 아닐뿐" _ 살바도르 달리


빛의 시어터_달리&가우디 전시 포스터.
달리&가우디 미디어아트 전시


◼︎ 전시소개 


"빛의 시어터' 의 두 번째 전시 '달리, 끝없는 수수께끼'는 달리의 탄생 119주년을 기념하며, 회화, 사진, 조각, 영상 등 60여 년에 걸친 그의 작품을 선보입니다. " 나는 미치지 않았다." '괴짜' 이미지 뒤에 숨겨진 천재성을 조명하며, 작가의 독특한 무의식, 기이하고 초자연적인 것에 대한 집착, 그리고 뮤즈이자 공동 작업자였던 아내 '갈라'에 대한 깊은 애착 등을 집중적으로 그려냅니다. 


함께 공개되는 전시 '가우디, 상상의 건축가'는 달리에게 큰 영감을 준 스페인의 상징적인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의 위대한 건축물을 선보입니다. "자연에는 직선이 없다" 자연의 구조와 형태를 모티브로 곡선과 곡면이 풍부한 건축 양식을 창조하고,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황홀한 빛을 표현한 가우디의 무한한 창의성과 대담함을 강조합니다. 구엘공원, 까사밀라, 까사 바트요, 사그라다 파밀리아 등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탄생한 걸작들을 통해 꿈과 현실을 넘나드는 여정 속으로 관람객들을 초대합니다. 


빛의 시어터 서울_달리, 끝없는 수수께끼



◼︎ 전시장소 : 빛의 시어터 in 워커힐 호텔앤리조트 B1

빛의 시어터_서울특별시 광진구 워커힐로 177 워커힐호텔 B1층

빛의 시어터는 2022년 개관해 워커힐 시어터의 정체성을 적극 활용해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공감각적으로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 예술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최대 1,500평의 넓이와 21m의 압도적인 층고에서 펼쳐지는 몰입형 체험을 통해 관객은 작품 속으로 스며들어 마치 명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독특한 예술적 경험을 느낄 수 있다. 


빛의 시어터 서울_달리, 끝없는 수수께끼



◼︎ 호텔 + 미술관


이번에 관람했던 [달리, 끝없는 수수께끼] 미디어 전시는 그랜드 워커힐 호텔리조트 지하에 위치한 빛의 시어터 서울점에서 진행됐다. 내가 요즘에서야 관심이 생겨서 보이는 건지, 아니면 최근에 이런 현상이 많아진 건지 모르겠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이슈가 되는 유명 호텔들을 보면 호텔(주거) 영역의 비중보다 공공(문화) 영역의 비중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거 같다. 아마도 유명 호텔이라고 하면, 호텔업계에서의 인지도는 최상이기 때문에 호텔이라는 타이틀 이외에도 사람을 끌어들일 수 있는 요소가 필요하지 않았을까 싶다. 호텔로 끌어들일 수 있는 사람에는 한계가 있으니 추가로 새로운 문화시설을 도입함으로써 추가적인 집객을 유발하려는 전략으로 보여진다. 


이런 전략들이 최근 호텔 + 미술관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 거 같다. 실제로 호텔에서 미술관을 함께 계획해서 유명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사실 호텔과 함께 붙어있는 미술관에 방문해 보기 전에는 호텔에 방문하는 사람들과 미술관에 방문하는 사람들이 같은 장소에서 서로 섞이는 상황이 좋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실제로 방문해 보니 사람들이 많아서 부정적이라기보다는 긍정적인 요소가 더 많다는 쪽으로 생각이 정리됐다. 역시 직접 방문해 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것들이 있나 보다. 미술관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호텔에 방문하는 사람들을 뚫고 지나가야 한다는 사실이 생각보다 정신없을 거 같았지만, 오히려 통상적으로 미술관을 방문할 때는 자주 볼 수 없었던 결의 사람들을 만난다는 사실이 신선함으로 다가왔다. 로비에서 시끄럽게 뛰어다니는 아이들, 결혼식에 방문하는 하객들, 호캉스를 즐기러 와서 설레는 사람들까지. 미술관을 방문하는 사람들과는 조금은 결이 다른 모습의 사람들을 만나는 공간에서 예술이 환기되는 기분을 느꼈다. 마치 예술은 어렵고, 독창적이며, 심오하다는 생각을 환기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 같았다. 


물론 공원이나 광장에서 진입하는 미술관도 많지만, 야외에서 실내로 이동할 때 분위기가 바뀌는 순간과 실내에서 실내로 이동할 때 분위기가 바뀌는 순간의 차이 때문인지 광장 + 미술관 보다 호텔 + 미술관에서 느껴지는 분위기 차이가 더 크게 다가왔다. 


◼︎ 전시의 시퀀스 / 전시의 순서

우선 달리에 대한 히스토리, 주변 인물 등에 대한 설명이 나오고 특이하게도 빛의 시어터 전시공간에 대한 전시도 초반부에 한 파트로 묶여서 함께 진행되고 있었다. 초반부 전시는 아주 짧게 진행되고 나서 바로 미디어 아트로 들어가는데, 50분 간격으로 미디어 아트가 일정 시간마다 영화처럼 상영되는 방식이었다. 


짧은 초반부 전시가 끝나면 문이 하나 있는데 그 문을 열고 들어가면 바로 미디어 전시가 시작된다. 조금은 당황스러운 경험이었다. 마치 중간 없이 0과 1만 존재하는 공간 같았다. 이번 미디어 아트는 살바도르 달리의 전시장에 방문했다는 느낌보다는 달리의 꿈속에 들어온 느낌이었다. 그동안 사람들이 봐왔던 달리의 작품은 나름 정돈된 작업물이었겠지만, 이번 전시에서 보여주는 것은 조금은 정신없고 중구난방으로 펼쳐지는 달리의 상상들을 날것 그대로 보여주는 느낌이었다. 달리의 머릿속은 평소에도 이런 생각들로 가득 차 있었겠구나, 역시 딜라는 정상이 아니구나 싶었다. ㅋㅋㅋ

태양이 움직이는 한 완전히 정지된 건 없다는 달리의 말을 증명하듯 계속해서 바뀌는 미디어 영상. (너무 정신없다는 느낌을 지우기가 어려웠다.. 너무 화려함에만 집중해서 오히려 작품의 화려함이 작품의 메시지까지 가려버린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 미디어 전시의 구성

중간중간 파트별 전시가 끝나면 다음 전시를 소개하는 간지와 타이머가 등장한다. 추가로 바닥에는 중간중간 숨겨져있는 듯한 전시공간들로 이어지는 동선이 함께 표현된다. 다음 전시가 어떤 전시인지 알려주는 정보 차원에서는 좋았지만,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나올 때마다 몰입이 깨지는 느낌을 받았다. 영화가 끝난 듯한 느낌이 강해서 그런지 각자 입장한 시간이 다른 사람들이 한 번에 우르르 나가곤 했는데, 그 순간 전시에 대한 몰입이 끊겨버려서 아쉬움이 있었다. 몰입형 전시인 만큼, 관람객의 몰입을 깰 수 있는 요소들 없이 전시가 진행되면 좋겠다. (전시의 구성도 달리 / 가우디 두 개뿐인데,,, 간지를 넣을 필요가 있었을까 싶다.)

전시가 끝나고 나오면 바로 굿즈샵으로 이어진다. 눈을 사로잡는 달리의 시계,,, 590,000원... 진짜 돈만 많으면 사고 싶다. ㅋㅋㅋ 

분명 반 고흐 더 이머시브 전시장에서는 마스킹 테이프가 10,000원 이었는데,,, 빛의 시어터 전시장에서는 마스킹 테이프가 6,000원이다. 이건 안사면 4,000원 손해라는 생각으로 바로 사버렸다,,,ㅎ (달리&가우디 전시장에서 왜 다른 유명 예술가들의 굿즈를 판매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사버렸다 ㅋㅋㅋㅋ 근데 어느 미술관에 가도 똑같은 굿즈들이 있는 걸 보니까 단체로 굿즈를 통일시킨 건가 싶은 생각도 든다)

미술관에 오기 전날, 도균이랑 망원한강 공원에 보드 타러 갔을 때 혼자서 한강 앞에 앉아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저런 여유를 나도 즐기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바로 다음날 나도 실천해 봤다. 그런데 서브웨이를 포장해서 나오자마자 갑자기 비가 오기 시작했다,,, 이게 바로 낭만이라는 생각으로 혼자 비 맞으면서 서브웨이 먹었는데 흠,, 썩 나쁘지 않은 경험이었다. ^^ 위에 사진은 한강 사진 찍다가 찍힌 모르는 사람인데,, 좀 잘 찍은 거 같다. 찍은 사진 보내줄까 진지하게 고민했었는데 말 걸 용기가 없어서 못 줬다... ㅎ 나도 혼자 비 맞으면서 서브웨이 먹을 때 저런 분위기로 보이길 바라면서 먹었는데, 실제로 어땠을지는 모르겠다. (조금 많이 초라해 보였을 거 같기도 하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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