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애나 Jul 01. 2024

EP.9 바뀐 세상에 적응하기 1탄.


세상이 바뀌었다.
방향을 바꾸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앞으로 고난의 세월이 펼쳐질지도 모른다.

                                          - 딘 그라지오시 -
                      (백만장자의 아주 작은 성공 습관 저자)


브랜드 론칭 전 5년 동안 운영했던 학원 오픈을 앞둔 어느 날의 일입니다.

인테리어 공사까지 거의 다 마치고 교실에서 청소며, 물품 정리며 이것저것 하고 있는데 상가 부동산 사장님께서 궁금하셨는지 잠시 들르셨어요.

"원장님~~ 오픈 준비 잘 돼 가나 궁금해서 들러봤어요. 깨끗하게 잘해놓으셨네."

"감사합니다. 이제 거의 다 끝났어요."

"근데 원장님.. 좀 이상한 게 있던데?"

"???"

"앞뒤 간판에 학원 전화번호가 없어. 번호가 있어야

사람들이 전화를 하지. 안 그래요? 깜박했구나.. 그렇죠?"

"아니요."

"아니라고? 전화번호가 없으면 어쩌려고 그래. 그럼 수업이 궁금한 엄마들은 어디로 전화를 해요?"

"정말 제 수업이 궁금하신 분들은 직접 찾아오실 거예요. 전화로 문의하셔도 어차피 자세한 상담은 못 드릴 테니까요."

"아.. 그래...??"

 

이상하다는 듯 쳐다보시던 부동산 사장님의 표정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맞아요. 저는..

"저는 이런 사람입니다~~!!!"

라는 표현을 잘 못해요.. 그러니 저를 드러내는 일이

너무나도 어려운 사람입니다.

오픈 초기.. 전단지라도 돌려볼까 싶어 만든 500장의 전단지는 도착한 날 조심스레 누군가에게 건넨 한 장과 맨 위에서 눌려 찢어진 한 장, 이렇게 두 장 빼고 5년

내내 서랍에만 있다 폐업 때 전부 쓰레기가 되었지요~

 ​

홍보, 홍보.. 홍보!!!

"홍보가 전부"라는 주변의 말을 한 달 내내 들었지만

사실 홍보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몰랐고, 고지식하게 "내 수업을 잘하는 게 곧 홍보다"라는 생각으로

처음 등록한 아이 두 명과 신이 나게 놀았(?)습니다.

다행히 학원 운영은 수업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어요.

다음 수업이 없으니 수업을 마친 아이들은 수업 후에도 집에 가지 않았고 그렇게 공부와 놀이(?)를 병행하며 두 명의 아이들과 한 달.. 다음 달에 새로 온 두 명의 아이들과 또 한 달.. 그 아이들의 동생과 형, 누나들과 그렇게 또 다음 한 달.. 자연스레 새로운 아이들의 등록이 이어지며 동네에서는 나름 좋은 학원이라는 평을 받았지요~~

조애나를 만들고 처음으로 세상에 나오던 날..

주변에서 다들 인OO를 해야 한다, 페이스O을 해야 한다.. 인플루언서들에게 제품을 제공하고 홍보를 해야 한다.. 많지만 비슷비슷한 조언들이 우르르~~ 쏟아졌습니다.


근데 저는요..

한창때 유행하던 싸이OO나 OOO스토리 등도 제대로 해본 적이 없는.. 그야말로 소셜미디어에 관해서는 무지한 사람이고, 더 솔직히는 관심이 없어요. 누군가의 삶이 궁금하지도 않고, 나의 삶도 대단한 게 없기에 보여줄 게 없다고 생각하니까요..(실은 이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아무것도 몰랐기에 자신했죠^^ 학원 운영과 비슷할 거라고 말이에요~~

제품만 좋으면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알아줄 거라고..

진짜 신경 써서 좋은 실크로만, 가죽으로만우아하게 만들었으니 시간이 걸리더라도 저의 진심이.. 조애나의 진심이 통하는 날이 올 거라고요~~

 ​

그날은 틀림없이 올 거예요. 나에게 딱 맞는 타이밍으로..

주변의 충고는 듣지 않은 채 제품 제작에만 힘을 쏟았습니다. 더 좋은 거, 더 좋은 거를 찾아다니며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애썼죠.. 드디어 세상에 나온 조애나..

근데요.. 제품이 팔리지는 않았어요ㅠㅠ

생각해 보면 당연하죠. 사람들은 모르니까요ㅠㅠ

조애나를 모르는데 제가 제품에 얼마나 신경 썼는지,

얼마나 여러 번 샘플 작업을 까다롭게 했는지 알리가 없죠.. 드디어 소셜미디어 무지렁이인 제가 SNS 계정을 만들고 다른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기 시작합니다.

세상이 바뀌었더라고요.~~

멋진 사진, 그럴듯한 영상, 따뜻한 글..

모두가 연예인이 될 수 있고, 작가가 될 수 있는..

어떤 방식으로든  "나"를 솔직하고 예쁘게 표현하는

사람들이 사랑받는 시대로 변화한 거죠. 몇 년 전까지만 해도 ’ 관종‘이라는 단어로 표현되던 부정적인 시선도 공감과 격려로 따뜻하게 포용하는 세상이 온 거예요.

자~~

그럼 저는 바뀐 세상에 잘 적응하고 있을까요??

다음 이야기는 '바뀐 세상에 적응하기 2탄'에서 계속됩니다~~

작가의 이전글 딴 소리도 가끔//어느 날 깨달은 ’젊음‘이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