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입맞춤과 똥 사이

by 인상파

입맞춤과 똥 사이


조금 전까지

두 팔로 감싸 안고 입을 맞췄다

말없이

그도 폭 안겨 얼굴을 부벼왔다


포근한 털, 따뜻한 숨결

가늘게 뜬 눈, 허밍 소리

세상에서 제일 사랑스러웠다

어떤 애무보다 조용한 위로였다


그런데

그 따뜻함이 가시기도 전

익숙하고도 쩐 냄새

코끝을 찌르며 달려들었다


식사하던 아이들이

이게 무슨 냄새냐며

숟가락을 놓고 두리번거리는데


녀석이 변기통에서

모래를 박박 긁고

우다다닥 식탁으로 뛰어올랐다


사랑스럽다, 정말

똥 냄새는 절대 사랑스럽지 않았다

사랑과 똥 사이가 우스꽝스럽고 철없다


발가락 사이에 모래가 끼었는지

바닥에 톡톡 흘리고

식탁 위 내 밥그릇 앞에서

몸을 말아 식빵을 굽는다


숟가락을 내려놓고

고구마 줄기처럼 가늘고 무른 똥

주먹만 한 모래 감자를 퍼 담는다


내 품이던 건

쓰레기통의 오물로 들어가고

내 입맞춤은

고약한 냄새로 집안을 떠다닌다


사랑은 그렇게 똥을 남기고

똥을 치우고 다시 사랑을 꿈꾼다


사랑은 그렇게 냄새를 풍기고

그 냄새를 망각하고 입맞춤을 부른다


우리 집 고양이 맹이와 이제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관계가 되었습니다. 그 귀여운 생명이 내 손바닥을 핥을 때면 세상에서 가장 보드라운 위로가 어깨에 내려앉는 것 같습니다. 조금 전까지 그 애를 품에 안고 입을 맞췄는데 잠시 후엔 고약한 냄새를 따라 고양이 변기통 앞에 쪼그려 앉아 똥을 퍼 담는 나를 보게 됩니다. 사랑은 때로 너무 현실적이고 참기 힘든 냄새와 닿아 있습니다. 입맞춤과 똥 사이를 오가며 나는 오늘을 살아가는 일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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