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맞춤과 똥 사이
조금 전까지
두 팔로 감싸 안고 입을 맞췄다
말없이
그도 폭 안겨 얼굴을 부벼왔다
포근한 털, 따뜻한 숨결
가늘게 뜬 눈, 허밍 소리
세상에서 제일 사랑스러웠다
어떤 애무보다 조용한 위로였다
그런데
그 따뜻함이 가시기도 전
익숙하고도 쩐 냄새
코끝을 찌르며 달려들었다
식사하던 아이들이
이게 무슨 냄새냐며
숟가락을 놓고 두리번거리는데
녀석이 변기통에서
모래를 박박 긁고
우다다닥 식탁으로 뛰어올랐다
사랑스럽다, 정말
똥 냄새는 절대 사랑스럽지 않았다
사랑과 똥 사이가 우스꽝스럽고 철없다
발가락 사이에 모래가 끼었는지
바닥에 톡톡 흘리고
식탁 위 내 밥그릇 앞에서
몸을 말아 식빵을 굽는다
숟가락을 내려놓고
고구마 줄기처럼 가늘고 무른 똥
주먹만 한 모래 감자를 퍼 담는다
내 품이던 건
쓰레기통의 오물로 들어가고
내 입맞춤은
고약한 냄새로 집안을 떠다닌다
사랑은 그렇게 똥을 남기고
똥을 치우고 다시 사랑을 꿈꾼다
사랑은 그렇게 냄새를 풍기고
그 냄새를 망각하고 입맞춤을 부른다
우리 집 고양이 맹이와 이제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관계가 되었습니다. 그 귀여운 생명이 내 손바닥을 핥을 때면 세상에서 가장 보드라운 위로가 어깨에 내려앉는 것 같습니다. 조금 전까지 그 애를 품에 안고 입을 맞췄는데 잠시 후엔 고약한 냄새를 따라 고양이 변기통 앞에 쪼그려 앉아 똥을 퍼 담는 나를 보게 됩니다. 사랑은 때로 너무 현실적이고 참기 힘든 냄새와 닿아 있습니다. 입맞춤과 똥 사이를 오가며 나는 오늘을 살아가는 일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