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좇는 자의 주체

by 롤로로

난 매번 좇긴다, 넌 매번 좇는다.
난 매번 쫓긴다, 넌 매번 쫓는다.
넌 항상 추상으로 좇지만 난 항상 구체로 쫓긴다.
그렇게 관념 속 시간이 속세로 편입된다.
자신의 형체를 만들어 구체화시켜 나를 쫓으며 넌 나를 조급하게 만든다.

어느 순간의 난 너무 조급하다.
어느 순간의 넌 너무하게 조급하다.

주말이 올 때까지 난 너무 조급하다.
봄, 가을이 올 때까지 난 너무 조급하다.
사랑하는 이가 내게 올 때까지 난 너무 조급하다.

주말을 떠나보낼 때의 넌 너무하게 조급하다.
봄, 가을을 떠나보낼 때의 넌 너무하게 조급하다.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낼 때의 넌 너무하게 조급하다.

너가 미워진다.
넌 급하지만 실제적으로 급하지 않고,
난 급하면서 실질적으로 급하다.

마음가짐을 새로이 하자, 되뇌이며 반성해 본다.
그렇게 심연에 침잠해, 내면을 들여다본다.
속세에서 잠시 벗어나 관념 속을 거닐어본다.
이번엔 반대다. 이번엔 내가 너를 좇고 넌 좇긴다.
시침이 분침에, 분침이 초침에 역으로 운행된다.
지금의 난 무엇에도 쫓기지 않고, 평온하고 안온하다.

너와 나의 관계는 내 안에서 다시 재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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