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과 이성
파도가 거센 바다를 응시하는 아이.
흐린 하늘, 내리치는 천둥에 상응하는 맥동.
고사리손으로 쥔 주먹이 위시하는 두려움.
바다의 품 속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모종.
두통과 심계항진에 의해 어지럽게 울려대는 경종.
그 경종에 의해 해체된, 나를 결속하고 있던 질곡.
그렇게 용기 내어 빠져들어가 보는 바다의 품속.
소란했던 외부와 달리 안온하고 평안한 내부.
왜 있었는지 모를, 이제는 아득해져 버린 두려움이란 감정.
바다라는 감정 속에서 자유롭게 누리는 잠영.
이곳저곳 탐사하기에 보여질 수 있는, 단면이 아닌 입체.
다이빙하지 않았다면 평생 미지했을 이곳의 깊이와 본질.
단지 두통과 빠른 맥동에 의해 이성이란 굴레가 풀린 것은 아니기에, 나는 헤엄치는 법을 알고 있기에, 용기를 내는 방법을 알고 있기에 감정이란 바닷속을 유영한다. 무수히 많은 바다 중 이곳에 들어오기로 하였기에 난 이 해변가를 서성이다, 자주 그곳에 들어가, 많은 것들을 찾아보고자 한다. 이제는 바다도, 풍경도 그리고 그 모든 걸 바라보는 주체도 바뀌었다.
파도가 잔잔한 바다를 관조하는 성인.
맑은 하늘, 내리쬐는 햇빛에 상응하는 맥동.
의젓한 손으로 쥔 주먹이 위시하는 확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