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박 씨 성을 가진 어느 백정이 있었다. 하루는 한 양반이 백정을 찾아와 이렇게 말했다. "네 이놈! 상길아, 여기 고기 한 근만 가져오너라." 백정은 고기 한 근을 썰어다 내어주었다.
잠시 후 다른 양반이 찾아와 말하였다. "여보게 박서방, 여기 고기 한 근 갖다 주게." 백정은 고기를 먼저 번 양반의 것보다 큼직하게 썰어 그 양반에게 내어주었다.
그것을 보고 첫 번째 양반은 벌컥 화를 냈다. 이 못난 놈아, 어찌하여 저 양반의 것은 크고 내 것은 이리도 작단 말이더냐!
그러자 백정은 웃으면서 대답했다. "대감께서 사가신 고기는 상길이가 드린 것이고, 저분이 사 가신고기는 박서방이 드린 것이옵니다. 어찌 같을 수가 있겠습니까? 양반은 얼굴이 빨개져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하였다.
'말 한마디에 천냥 빚도 갚는다.'라는 한국 속담이 있다. 이 속담은 적절하고 지혜로운 말 한마디가 큰 문제를 해결하거나 중요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음을 나타낸다. 즉 말의 힘이 매우 크고, 때로는 물질적 가치보다 오히려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 친구, 김 교수는 식당에 갈 때마다 나이가 많은 여종업원에게 반드시 '여사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한다. 나는 처음에 어색하고 적합한 호칭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선입견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김 교수의 여사님이라는 호칭을 듣는 종업원은 누구나 밝은 표정으로 정성을 다해 고객을 응대한다고 느꼈다.
김 교수는 어떤 대가를 기대하고 이 호칭을 쓰는 것은 아니라 최대한 상대방을 배려하여 부드럽고 화목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할 때 더욱 편안하고 행복하다는 것을 이미 깨달았던 것이다.
마음이 따뜻한 김 교수는 친구들에게도 항상 예의를 갖추고 대화하며 남을 비방하거나 험담하는 태도를 보인 적이 없기에 모두들 김 교수를 신뢰하고 존경하며 지낸다.
나도 얼마 전부터 상대방을 부를 때 '말 한마디가 천냥 빚을 갚는다'는 심정으로 듣기 좋고 믿음이 가는 호칭을 사용하려고 노력하고있다.예컨대, 택시를 타거나편의점에 갔을 때 언제나 '사장님!'이라고 부른다. 비록 상대방이 사장이 아니고 종업원이라 할지라도 그 호칭에 이상한 반응을 보인 적이 없고 불친절한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고 기억한다.
인간은 하루에도 많은 말을 하면서 살아가는데말은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서로의 신뢰를 쌓을 수 있다. 하지만 말이란 입 밖으로 나가면 주워 담을 수 없다. 그래서 더욱 조심해야 하고 가깝게 지내는 친구에게도 막말을 할 경우 인간관계가 일순간에 끊어지기도 한다. 특히 사회적 약자에게무심코 내뱉는 말이 비수가 되어 상대방의 심장을 뚫을 수도 있다.
탈무드에는 "인간은 입이 하나 귀가 둘이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것은 말하기보다 듣기를 두 배 더하라는 뜻이고, 모로코 속담에는 "말이 입힌 상처는 칼이 입힌 상처보다 깊다."라는 이야기가 전한다.
행복이란 일상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지속적으로 느끼는 상태라고 정의한다. 내가 만나는 사람들이 즐겁고 만족할 때 나 자신도 행복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