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널리.
2025년 2월 26일. 졸업을 했다.
지난 연구생 일지 이후로, 즉 24년 10월 이후로 지금까지 약 4달간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그러한 많은 일들이 있었음에도 매일같이 책상 앞에 앉아 정말 열심히 논문을 썼다. 무려 2024년에 계엄령 선포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도 노트북 한편에 뉴스를 틀어놓고 계속 논문을 썼다. 이런 상황에서 논문을 쓴다는 것이야 말로 해일이 오는데 조개나 줍고 있는 꼴이 아닌가 회의감이 들었지만, 그래도 썼다. 논문을 쓰다가 눈알이 터지거나 죽은 사람이 있지 않을까 자주 생각했는데 다행히 그런 일은 없었다. 그래도 요단강 근처까지는 다녀온 것 같다. 대한민국에서 석사 논문 제일 열심히, 공들여 쓴 사람을 줄 세운다면 적어도 열손가락 안에는 들 자신이 있다. 그만큼 후회 없이, 미련 없이 쓰고 또 썼다.
오래 바라온 졸업이 후련해야 할 텐데 그러지 못한 것은, 종결 심사가 있었던 12월 말엽부터 내내 내 마음을 무겁게 했던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연말연시가 참 힘들었는데, 그것을 재차 확인사살당한 약 일주일 전부터는... 뭐라고 해야 하나. 자괴감과 상실감, 그리고 죄책감과 배신감이 내 자존감의 자리를 송두리째 빼앗아간 것 같다. 글이라도 쓰면 이 기분을 어느 정도 풀어낼 수 있을까 싶었는데 더듬더듬 키보드를 누르는 지금도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가기만 한다.
그래도 가야지. 어떻게 하겠는가.
사방에서 돌을 던져도 맞고 가야 한다. 돌을 맞고 주저 않으면 거기서 끝이니까.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할 것이다. 나는 끝까지 악착같이 살아남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