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윈과 부처는 에너지란?

4장 우리가 함께 하는 새로운 인식

by 한시을

18회 기울어진 토대를 바로잡기


문득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에너지 문제를 '해결해야 할 문제'로만 생각해 왔어요. 마치 고장 난 기계를 수리하듯이 말이죠. 그런데 만약 에너지 문제가 단순한 고장이 아니라 '기울어진 집'이라면 어떨까요?


기울어진 집에서는 아무리 좋은 가구를 들여놓아도 계속 한쪽으로 기울어져요. 벽에 그림을 걸어도 삐뚤어지고, 물을 컵에 따라도 한쪽으로 흘러내리죠. 근본적으로 토대를 바로잡지 않으면 모든 노력이 헛수고가 되는 거예요.


다윈이 부처님을 바라보며 진솔하게 말했습니다.


"부처님, 솔직히 말씀드리면 지금까지 제 생각에 큰 변화가 일어났어요."


부처님이 따뜻한 눈빛으로 답했습니다.


"어떤 변화인가요?"


"처음에는 기술만 발전하면 모든 게 해결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부처님 말씀을 들어보니, 기술 이전에 바꿔야 할 것들이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문제의 진단: 무엇이 기울어졌나


부처님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습니다.


"네, 그래서 이제 함께 진단해 볼까요? 우리 문명의 토대에서 무엇이 기울어져 있는지를요."


다윈이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제가 보기에 첫 번째 문제는 '시간관'인 것 같아요."


"어떤 면에서요?"


"모든 것을 너무 단기적으로 보고 있어요. 정치인은 선거 때까지, 기업은 분기 실적까지, 개인은 다음 월급까지만 생각하죠."


다윈이 자신의 경험을 들었습니다.


"제가 진화론을 발견할 때는 수백만 년의 시간을 생각했어요. 그런데 지금 사람들은 내년조차 확신하지 못해요."


부처님이 공감하며 덧붙였습니다.


"맞아요. 그리고 두 번째는 '관계관'이에요. 모든 것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거죠."


"어떻게요?"


"경제와 환경을 따로 보고, 개인과 사회를 따로 보고, 인간과 자연을 따로 봐요. 하지만 연기론으로 보면 모든 게 연결되어 있거든요."


[부처의 통찰] 현대 문명의 근본적 문제는 '분리주의'다. 학문도 전문 분야로 나뉘고, 정부도 부처별로 분할되고, 기업도 부서별로 쪼개진다. 하지만 에너지 문제는 통합적 접근이 필요한 시스템 문제다. 분리된 사고로는 연결된 현실을 이해할 수 없다.


세 번째 기울어짐: 가치관의 혼란


다윈이 또 다른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는 가치관이 혼란스러워진 것 같아요."


"어떤 의미에서요?"


"무엇이 정말 중요한지 모르겠어요. 성장이 중요한지, 행복이 중요한지, 효율이 중요한지, 공정함이 중요한지..."


다윈이 구체적인 예를 들었습니다.


"석탄 발전소를 폐쇄하자고 하면 일자리가 사라진다고 반대해요. 원자력을 짓자고 하면 안전하지 않다고 반대하고요. 재생에너지를 늘리자고 하면 비용이 많이 든다고 해요."


부처님이 핵심을 짚었습니다.


"결국 우리가 무엇을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지 명확하지 않다는 거죠."


"맞아요. 그래서 모든 정책이 임시방편이 되는 것 같아요."


네 번째 기울어짐: 책임의 분산


부처님이 또 다른 구조적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그리고 네 번째는 책임이 분산되어 있어요."


"어떻게요?"


"누구도 전체적인 책임을 지지 않아요. 정부는 기업에게, 기업은 소비자에게, 소비자는 정부에게 책임을 미뤄요."


부처님이 구체적인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온실가스가 늘어나면 정부는 '기업이 줄여야 한다'라고 하고, 기업은 '소비자가 원해서 만든다'라고 하고, 소비자는 '정부가 규제해야 한다'라고 해요."


다윈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결국 아무도 책임지지 않게 되는군요."


"네, 그래서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거예요."


토대 바로잡기: 새로운 시간관


다윈이 건설적인 제안을 시작했습니다.


"그럼 이제 토대를 바로잡는 방법을 생각해 봐요."


"좋은 생각이에요."


"먼저 시간관부터 바꿔볼까요?"


다윈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제시했습니다.


"정책을 만들 때 '7세대 원칙'을 적용하면 어떨까요?"


"7세대 원칙이 뭔가요?"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사용하던 원칙이에요. 어떤 결정을 내릴 때 7세대 후손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한다는 거죠."


부처님이 감탄했습니다.


"7세대면 약 140년 정도네요. 정말 좋은 기준이에요."


다윈이 구체적인 적용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모든 에너지 정책에 '7세대 영향 평가'를 의무화하는 거예요. 2160년의 후손들이 이 결정을 어떻게 평가할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거죠."


[현재의 목소리] 이로쿼이 연맹의 7세대 원칙은 현재 많은 환경 단체와 지속가능 경영 기업들이 채택하고 있다(1). 단기 이익보다 장기 지속가능성을 우선시하는 이 원칙은 기후변화 시대의 새로운 의사결정 기준으로 주목받고 있다.


새로운 관계관: 시스템 사고


부처님이 두 번째 개선안을 제시했습니다.


"그리고 관계관도 바꿔야 해요."


"어떻게요?"


"'시스템 사고'를 도입하는 거예요. 모든 것을 연결해서 보는 관점이죠."


부처님이 구체적인 예를 들었습니다.


"에너지부, 환경부, 산업부, 기획재정부가 따로따로 정책을 만들지 말고, '에너지 시스템 통합위원회'를 만드는 거예요."


다윈이 아이디어를 발전시켰습니다.


"그리고 기업도 마찬가지예요. 생산부서, 마케팅부서, 환경부서가 통합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도록 하는 거죠."


부처님이 더 큰 그림을 그렸습니다.


"궁극적으로는 교육도 바뀌어야 해요. 수학, 과학, 사회, 윤리를 따로 가르치지 말고 '에너지와 삶'이라는 통합 과목을 만드는 거죠."


명확한 가치관 정립


다윈이 세 번째 개선안을 제안했습니다.


"그리고 가치관을 명확히 해야 해요."


"어떤 가치관이요?"


"우선순위를 정하는 거예요. 첫째는 생존, 둘째는 웰빙, 셋째는 성장 순으로요."


다윈이 설명했습니다.


"지금은 성장이 1순위예요. 그래서 생존을 위협하는 성장도 계속하려고 해요. 하지만 생존이 1순위라면 기후변화를 막는 게 경제성장보다 중요하죠."


부처님이 보완했습니다.


"그리고 웰빙의 정의도 바꿔야 해요. 단순히 물질적 풍요가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영적 건강을 포함하는 거죠."


다윈이 구체적인 지표를 제안했습니다.


"GDP 대신 'GNH(국민총행복)'를 주요 지표로 사용하면 어떨까요? 부탄에서 이미 시도하고 있잖아요."


책임의 명확화


부처님이 마지막 개선안을 제시했습니다.


"그리고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해요."


"어떻게요?"


"'에너지 시민권'이라는 개념을 도입하는 거예요."


부처님이 설명했습니다.


"모든 시민이 에너지에 대한 권리와 동시에 의무를 갖는 거예요. 깨끗한 에너지를 사용할 권리가 있지만, 에너지를 절약하고 재생에너지 확산에 기여할 의무도 있는 거죠."


다윈이 아이디어를 발전시켰습니다.


"그리고 '에너지 발자국 공개제'를 도입하면 어떨까요? 개인과 기업의 에너지 사용량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거예요."


부처님이 긍정적으로 반응했습니다.


"좋은 아이디어네요. 투명성이 확보되면 자연스럽게 책임감도 생길 거예요."


실천 가능한 첫걸음들


다윈이 현실적인 실행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큰 변화를 어떻게 시작할까요?"


부처님이 지혜롭게 답했습니다.


"작은 실험부터 시작하면 돼요."


"어떤 실험이요?"


"예를 들어, 한 도시에서 '7세대 원칙' 시범 적용을 해보는 거예요. 모든 정책 결정에 140년 후 영향을 평가하는 거죠."


다윈이 다른 아이디어를 추가했습니다.


"그리고 한 기업에서 '통합 의사결정 시스템'을 시험해 보는 거예요. 부서 간 칸막이를 없애고 모든 결정을 시스템적으로 내리는 거죠."


부처님이 개인 차원의 실천도 제안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에너지 일기'를 써보면 어떨까요? 하루에 사용한 에너지와 그것이 어떤 감정 상태에서 나온 건지 기록하는 거예요."


희망의 징조들


다윈이 이미 나타나고 있는 긍정적 변화들을 언급했습니다.


"사실 이런 변화들이 이미 시작되고 있어요."


"어떤 변화들이요?"


"젊은 세대를 보세요. 이들은 자연스럽게 시스템적으로 생각해요. 기후변화, 사회 불평등, 정신건강을 연결해서 봐요."


부처님이 다른 희망적 징조를 제시했습니다.


"그리고 기업들도 변하고 있어요. ESG(환경·사회·거버넌스) 경영을 진지하게 고려하기 시작했죠."


다윈이 기술 분야의 변화도 언급했습니다.


"기술 개발도 단순한 효율성을 넘어서고 있어요. 인간의 웰빙과 환경을 함께 고려하는 기술들이 나오고 있죠."


새로운 문명의 청사진


두 사람이 함께 그려낸 미래 비전을 정리했습니다.


부처님이 말했습니다.


"결국 우리가 그리는 미래는 '조화로운 에너지 문명'이네요."


다윈이 구체화했습니다.


"기술적으로는 재생에너지와 효율성, 사회적으로는 공정함과 지속가능성, 개인적으로는 만족과 평화가 조화를 이루는 문명이죠."


부처님이 핵심을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게 '사랑'에서 출발해요. 미래 세대에 대한 사랑, 다른 생명에 대한 사랑, 진짜 자신에 대한 사랑에서요."


다윈이 감동받은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이제 정말 희망이 보이는 것 같아요."


부처님이 따뜻하게 미소 지었습니다.


"네, 그리고 이 희망을 현실로 만드는 구체적인 방법들을 다음에 더 자세히 이야기해 봐요."


촛불이 한층 더 밝게 타오르고 있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다윈과 부처가 진단한 '기울어진 토대'들이 현실적으로 느껴지시나요? 단기주의, 분리주의, 가치관 혼란, 책임 분산... 여러분의 일상에서도 이런 문제들을 경험해 보셨나요?


두 사람이 제안한 해결책들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무엇인가요? 7세대 원칙, 시스템 사고, 에너지 시민권... 이런 개념들이 현실적으로 적용 가능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여러분 자신부터 시작할 수 있는 작은 변화는 무엇일까요? 에너지 일기 쓰기, 7세대 후 생각하기, 연결 관계 인식하기... 어떤 실천이 가능할까요?


댓글로 여러분의 생각과 다짐을 나눠주세요.


[다음 회 예고] 제4장 19회 차: "진짜 나를 사랑하면 진짜 에너지를 사랑하라" - 다윈과 부처가 개인 차원에서의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제시합니다. 내면의 변화가 어떻게 에너지 사용의 변화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사회 전체의 변화로 확산될 수 있는지 탐구합니다.


[참고자료]


(1) 윈달 스완슨, 『7세대를 생각하는 지혜』, 정신세계사,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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