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의 합

1화: 나는 왜 나를 모를까?

by 한시을

1화: 나는 왜 나를 모를까?


▌"당신은 정말 당신 자신을 알고 있나요? 저는 60년을 살면서도 여전히 모르겠더라고요." - H의 탐구 일기 중에서


어제 또 사상체질 검사를 받았습니다. 세 번째예요. 매번 결과가 조금씩 달라서 답답한 마음에 다른 곳을 찾아갔거든요. 첫 번째는 소양인, 두 번째는 태음인, 이번에는 다시 소양인. "아, 그러니까 저는 소양인이군요!" 하고 싶지만, 마음 한편에는 여전히 의문이 남아있어요.


집에 돌아와서 MBTI 검사도 다시 해봤습니다. 예전에는 INFJ였는데, 이번에는 INTJ가 나왔어요. "어? 내가 언제부터 T형이 되었지?" 혼란스럽더라고요. 분명 똑같은 나인데, 왜 이렇게 결과가 왔다 갔다 하는 걸까요?


반쪽짜리 설명들의 한계


사상체질 검사지를 다시 들여다보니, 소양인의 특징이 제게 꽤 맞긴 해요. 활발하고 민첩하다, 더운 걸 싫어한다, 땀을 많이 흘린다... 맞아요. 그런데 소양인 설명을 읽다 보면 "그런데 나는 이런 면도 있는데?" 하는 의문이 생겨요. 예를 들어, 소양인은 대체로 사교적이라고 하는데, 저는 혼자 있는 시간을 더 좋아하거든요.


MBTI도 마찬가지예요. INFJ 설명을 보면 "아, 이게 나야!" 싶다가도, INTJ 설명을 보면 "이것도 나 같은데?" 하게 되죠. 특히 제가 결정을 내릴 때를 보면, 어떤 때는 감정적으로(F), 어떤 때는 논리적으로(T) 판단하는 것 같아요. 그럼 저는 도대체 뭐란 말인가요?


퍼즐 조각들의 아쉬움


▌"사상체질과 MBTI, 둘 다 나를 설명해 주지만 왜 이렇게 반쪽짜리 같은 느낌일까?" - 탐구 노트 중에서


생각해 보니 이런 경험이 저만의 것은 아닐 거예요.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해 보면 비슷한 고민을 가진 분들이 많더라고요. "체질 검사받았는데 애매해요", "MBTI 결과가 계속 바뀌어요", "설명은 맞는 것 같은데 뭔가 부족해요"...


마치 직소퍼즐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상체질이라는 퍼즐 조각 하나, MBTI라는 퍼즐 조각 하나로는 제 전체 모습이 보이지 않는 거죠. 각각은 분명 의미가 있고 도움이 되지만, 뭔가 아쉬워요. "이것만으로는 내가 다 설명되지 않는 것 같은데?"


친구 하나는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야, 그냥 재미로 하는 거지 뭘 그렇게 진지하게 받아들여?" 맞는 말이에요. 하지만 저는 좀 더 알고 싶었어요.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왜 이럴 때는 이렇게 행동하고 저럴 때는 저렇게 행동하는지 말이에요.


혹시 둘을 합치면 어떨까?


어느 날, 샤워를 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럼 둘을 합쳐서 보면 어떨까?" 사상체질은 몸의 관점에서, MBTI는 마음의 관점에서 저를 설명해 주잖아요. 그런데 몸과 마음이 따로 놀 리는 없을 텐데, 이 둘 사이에 뭔가 연결점이 있지 않을까요?


상상해 보세요. 소양인이면서 INFJ인 사람과 소양인이면서 ESTP인 사람이 똑같을까요? 분명 다를 거예요. 똑같이 소양인이라고 해도, 내향적인 소양인과 외향적인 소양인은 살아가는 방식이 다를 테니까요.


그 순간, 뭔가 새로운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혹시 이 둘을 조합해서 보면, 지금까지 놓쳤던 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방법을 모르겠더라고요


문제는 방법이었어요. 사상체질 4가지 × MBTI 16가지 = 64가지 조합. 64가 지라니, 너무 복잡하잖아요? 이걸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막막했어요. 혹시 이 64가지 조합 중에서 비슷한 것들끼리 묶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그때부터 제 실험이 시작되었어요. 물론 저는 전문가가 아닙니다. 의사도 아니고, 심리학자도 아니에요. 그냥 자신을 좀 더 잘 이해하고 싶은 평범한 사람일 뿐이죠. 그래서 이 모든 과정은 '실험'이라고 부르는 게 맞을 것 같아요.


여러분도 이런 마음 아시죠? "나는 누구일까?" "왜 나는 이럴 때는 이렇게, 저럴 때는 저렇게 행동할까?" 이런 질문들 말이에요. 답을 찾지 못해도 괜찮아요. 함께 탐구해 보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혹시 여러분도 이런 답답함을 느껴본 적 있나요? 사상체질이나 MBTI 검사를 받고 나서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하는 애매한 기분 말이에요. 댓글로 여러분의 경험을 들려주세요!


[다음 회] 2화: "두 개의 렌즈를 겹쳐보다" - 융합 아이디어가 떠오른 순간과 초기 고민들을 나누어보겠습니다.


용어 정리

- 사상체질 : 사람을 태양인, 소양인, 태음인, 소음인 네 가지 체질로 나누는 한의학 이론


- MBTI : 마이어스-브릭스 성격유형지표로, 16가지 성격 유형으로 분류하는 심리 검사 도구


- 융합적 접근 : 서로 다른 분야의 이론이나 방법을 결합하여 새로운 관점을 찾는 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