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Love maze

사랑했다..

by 규린

민영은 여느 때처럼 집안일을 마치고 소파에 앉아 커피를 한 잔 들고 있었다. 창밖의 석양은 부드러운 분홍빛을 띠며 저물어가고 있었지만, 그녀의 마음속은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다. 남편 우진의 행동이 최근 달라졌다는 걸 민영은 이미 알고 있었다. 퇴근 시간이 늦어지고, 핸드폰은 철저히 잠겨 있었다. 그녀는 애써 무시하려 했지만, 의심은 점점 커져만 갔다.

어느 날, 민영은 우진의 정장을 정리하던 중 낯선 향수를 맡았다. 그것은 분명 그녀가 사용하는 향수도, 우진이 평소 쓰던 것도 아니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민영은 결국 탐색을 시작했고, 그의 핸드폰 비밀번호를 알아내는 데 성공했다. 메시지 앱 속에서 발견한 이름은 '세빈'이었다. 세빈은 민영이 결코 잊을 수 없는 이름이었다. 우진의 전 약혼자이자, 그녀가 가장 고통스러워했던 존재였다.

민영은 흔들리는 손으로 메시지를 확인했다. 대화는 예상보다 더 친밀했고, 두 사람은 이미 깊은 내연 관계에 빠져 있었다. 그날 밤, 우진이 집에 돌아오자 민영은 아무 말 없이 그의 핸드폰을 내밀었다.


"이거 설명해 줄래요?"


우진은 당황한 기색으로 핸드폰을 가져가더니 입을 열었다.


"이건… 그냥 실수야. 별일 아니야."

민영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말했다.


"별일이 아닌 게 무슨 실수야? 당신이 나를 속이고 있었다니!"

우진은 한숨을 쉬며

"세빈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어서 내가 도와주다 보니…"라고 변명했지만, 민영은 그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며칠 후, 민영은 세빈을 직접 만나기로 결심했다. 카페에서 마주한 세빈은 예전보다 더 세련되고 차가운 인상을 풍겼다. "오랜만이네요, 민영 씨."

세빈은 태연하게 인사를 건넸다.

"오랜만이라 하기엔 당신이 내 남편과 너무 가까웠던 것 같네요."

세빈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우진과 다시 만나고 있었어요. 하지만 당신, 정말 그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고 있나요?"

민영은 순간 말을 잃었다. 세빈의 독설에 마음이 흔들렸지만, 단호하게 말했다.

"당신이 그렇게 생각하든 말든 상관없어요. 우진은 이제 나의 남편이고, 우리의 관계는 우리 둘이 결정할 일이에요."

집으로 돌아온 민영은 우진에게 마지막으로 물었다.

"당신이 정말 원하는 게 뭐야? 세빈이야, 아니면 나야?" 우진은 고개를 숙이며 "난… 너랑 함께하고 싶어, 민영아."라고 말했다. 민영은 결단을 내렸다. "당신은 그 사람과 모든 연락을 끊어. 아니면 나와도 끝이야."

우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약속했지만, 민영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상처가 남아 있었다. 시간이 지나도 우진의 행동은 변하지 않았고, 민영은 그가 세빈을 잊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느꼈다. 결국, 그녀는 우진과의 관계가 더 이상 회복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우진과의 갈등이 깊어지자, 민영은 집을 나서기로 결심했다. 마지막으로 우진에게 말했다. "우린 이제 끝이야." 우진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민영은 눈물을 흘리며 집을 나섰고, 그 순간 우진의 뒷모습이 점점 멀어져 갔다.

민영은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 했지만, 마음속의 상처는 쉽게 치유되지 않았다. 우진과의 추억은 그녀를 괴롭혔고, 다시는 사랑을 믿지 못하게 만들었다. 결국, 민영은 혼자서 힘든 하루하루를 견뎌야 했다. 그녀의 마음은 상처투성이였고, 그 상처는 결코 아물지 않았다. 민영은 홀로 남겨진 채, 자신의 선택이 가져온 고통을 받아들이며 살아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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