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최종 결재권자는 '특금법'입니다.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은 가상자산의 익명성으로 인한 자금세탁의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가상자산사업자를 금융회사로 보고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해 일정한 의무를 부과하는 법입니다.

특금법은 제가 하는 모든 일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를 숙지하고 이해하는 것은 필수입니다. 하지만 법을 이해하고 적절한 순간에 떠오르기까지의 과정은 쉽지 않습니다. 오히려 법을 읽으면서 이해하는 것보다는 직접 업무를 통해 특금법을 마주하고, 프로덕트를 통해 접하며 이해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특금법은 어떠한 내용을 담고 있고, 빗썸 앱에서 어떻게 체감할 수 있는지 함께 알아봅시다.

1. 고객정보확인(Know Your Customer) 의무

가상자산사업자는 고객의 신원에 관한 사항(실지명의, 주소, 연락처 등)을 확인해야 하며, 특히 자금세탁행위나 공중협박자금조달행위를 할 우려가 높은 고객(고위험고객)에 대하여는 추가적으로 거래의 목적, 자금출처를 확인해야 합니다. 이를 위반한 사업자는 3천만 원, 고위험고객인 경우 1억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디지털 자산 입금에 대한 정상 거래 여부 확인을 위해 고객에게 자금 출처 소명을 요구합니다.

따라서 사업자는 고객 신원정보를 확인하고 불완전하게 기입되어 있는 경우 고객에게 보완요청을 해야 합니다. 특히 고위험고객에 대해서는 거래 목적, 자금출처를 직접 확인하고 해당 고객의 거래행위를 모니터링하여 의심스러운 거래로 판단되는 경우 금융정보분석원에 지체 없이 보고해야 합니다.

또한 제10조 6 고객확인의 절차에 따라 금융회사등은 고객확인을 한 후 해당 고객과 거래가 유지되는 동안 주기적으로 고객확인을 해야 합니다. 이 경우 금융회사등은 고객의 거래행위 등을 고려한 자금세탁행위와 공중협박자금조달행위의 위험도에 따라 고객확인의 주기를 설정, 운용해야 합니다.

빗썸 재이행 안내 팝업 화면

가상자산사업자는 고객이 법인인 경우에 법인의 실제 소유자를 확인해야 하는데, 법인의 실제 소유자를 확인하는 방법은 25% 이상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자연인을 기준으로 하고 해당하는 사람이 없는 경우 최대주주를 기준으로 하고  당하는 사람이 없는 경우 대표자를 기준으로 합니다. 가상자산사업자는 이렇게 확인한 법인의 실제 소유자에 대해서 그의 이름, 생년월일, 국적 등의 신원정보를 확인하고 금융거래제한대상자 등 요주의 인물인지 여부를 확인할 의무가 있습니다.

현재 빗썸은 법인 회원가입 정책 재정비 및 가입 절차 개선을 위해 회원가입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업비트의 법인회원 가입 방법

2. 의심거래보고(Suspicious Transaction Report) 의무

가상자산사업자는 고객의 거래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비정상적 거래에 주의하여, 금융거래등과 관련하여 수수한 재산이 불법자산이라고 의심되는 합당한 근거가 있는 경우 그 사실을 지체 없이 금융정보분석원에 보고해야 합니다. 고객의 의심거래를 3 영업일 내에 보고하지 않은 경우 가상자산사업자에게 3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며, 거짓으로  고하는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3. 가상자산사업자의 조치에 관한 규정

가상자산사업자는 본인 및 특수관계인이 발행한 가상자산에 대한 거래가 제한됩니다. 또한 임직원의 거래도 제한됩니다. 가상자산사업자와 임직원은 자신이 속한 거래소 등의 사업자를 통해 가상자산을 거래할 수 없습니다. 임직원의 직계 가족도 거래할 수 없습니다. 예외적으로 사업자나 임직원이 외국인 고객 등 비거주자의 국내 원천소득에 대한 원천징수를 위해 비거주자로부터 취득한 가상자산을 원화로 교환하여 세금으로 납부하는 경우는 가능합니다.

실제로 제가 입사할 때, 빗썸에 있던 저와 가족들의 기존 계정을 탈퇴하는 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현재도 빗썸에 계정이 없으며, 빗썸을 통해 거래할 수 없습니다.

이처럼 현존하는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는 특정금융정보법을 모두 준수해야 합니다. 이를 준수하지 않을 시, 거래소 정지와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4. 모든 일은 검토가 필요합니다

제가 하는 모든 일이 특금법을 지켰는지, 혹시 어긴 부분은 있는지 세세한 검토를 진행합니다. 새로운 프로젝트, 개선사항 등에 관한 기획서는 마지막에 법무팀을 거치게 됩니다. 제가 진행한 프로젝트 중, 하나라도 특금법에 어긋난 부분이 있다면 그 타격은 회사가 고스란히 떠안기 때문이죠.

입사 후 여러 일을 진행하며 특금법이 어떠한 법인지, 그리고 어느 부분에서 영향을 미치는지 많이 체감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특금법에 대한 이해도가 깊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전에 근무했던 회사와는 업무 프로세스가 달라 답답한 부분도 있지만, 매우 큰 챌린지에 도전하는 느낌이 들어 일이 재미있습니다.

만약 가상자산거래소에 입사를 희망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미리 특금법에 대해 공부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