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자체 교통과 숙박 수단으로 모터사이클과 텐트를 선택한 이유는 최고의 경제성, 효율성과 더불어 외부로의 개방성과 일체성 때문이다. 예를 들어 캠핑카는 자기 공간이 있어 굳이 바깥으로 눈을 돌릴 필요가 없지만 오픈된 모토 캠핑은 생존을 위해서라도 항상 외부와 긴밀한 소통을 해야 한다.
캠핑할 곳은 물론 씻을 곳, 먹을 곳, 쉴 곳 등을 모두 외부에서 찾아야 하고 늘 조심해야 한다. 그래서 위험하고 에너지 소모도 크지만 덕분에 노마드 생활이 더 재미있어진다. 무엇을 찾고 어떻게 하냐에 따라 삶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내 공간이 없어서 전체가 내 것이 되는 것이다.
더 멋진 건 이런 개척을 통해 낯선 곳이 스윗홈이 되고 그런 집들을 무한정 계속 늘려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그것은 이 세계 오직 하나 뿐인 리조트, 오직 나만 가이드할 수 있는 투어 코스가 된다. 이렇게 살 집이 생기고 삶 자본도 축적되기에 내 안에서 얼마든지 에너지를 끌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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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2월 17일 오후 3시, 매콩 강변의 카페에서 쓴다. 태국 최북단, 매콩 강이 흐르는 국경 지대는 내가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지역 중 하나다. 20일 전 북부의 관문 치앙마이를 출발, 노천 온천이 있는 힐링타운 치앙다오, 아름다운 호반의 도시 파야오, 소수민족과 예술의 도시 치앙라이를 거쳐왔다.
이번 집필의 최우선 목표는 모토 캠핑 생활의 유지였다. 내 흥미로운 삶을 책에 담고 싶었고, 삶이 우러나오는 글을 쓰고 싶었다. 하지만 그렇게 살면서 너무 어렵고 부담스러운 내 인생 책을 쓴다는 것은 정신 나간 짓이었다. 결국 심신에 무리가 와 죽을 뻔했는데 겨우 살아남아 두 번째 셀을 마감한다.
도전은 성장과 변화에 필수불가결한 요소지만 되려 인생을 망치고 도전의 싹을 없앨 수 있다. 그래서 자신과 목표에 솔직, 냉정해야 하고 위험성과 대응 방안도 깊이 따져봐야 한다. 그리고 시작했으면 아무리 괴롭고 힘들어도 도전의 모든 순간을 즐기고 사랑해야 한다. 설사 실패해도 행복이 남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