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ain Theme - Star Wars : A New Hope / Main Theme - 007 Skyfall
백척간두와 절체절명의 위기가 천재일우의 기회가 될 수 있듯 모두가 부러워하는 성공과 지위가 일생일대 위기일 수도 있다. 2008년도의 내가 그랬다. 한 인터뷰에서 기자가 이 질문을 던진 순간 거짓말처럼 내 인생 최대 위기가 시작됐다. “아니 어떻게 요즘 젊은 사람이 좋아하는 거를 다 하고 계세요?”
사실 누구라도 궁금할 만했다. 럭셔리 리조트를 집처럼 드나드는 여행 작가, 휴양 여행 정보 웹사이트와 커뮤니티 운영자, 신혼여행 컨설팅 회사와 홍대 앞 여행자 카페 등 온갖 폼 나는 일들을 다 하고 있었으니까. "어쩌다 그렇게 됐네요."라고 얼버무렸지만 그 질문이 일으킨 여운은 쉬 가시지 않았다.
혹시 나와 내 삶이 다른 사람에게 부러움을 살 것, 타인을 향한 인정욕과 권력욕에 맞춰진 건 아닐까? 꼬리를 무는 생각 끝에 이런 의심을 하게 됐고 앞만 보며 달려가던 내 인생은 혼란에 빠졌다. 왜냐하면 나는 스스로의 판단과 가치 기준에 따라서 독창적 삶을 살고 있다고 굳게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 * *
그렇다면 타인의 욕망과 타자로의 욕망을 배제한, 세상에 하나 뿐인 나만의 고유 욕망은 무엇일까? 내 고유성을 만들고 지키면서 타자와 세계까지 품을 수 있는, 지속 가능하고 공감과 확장마저 가능한 세상은 어디 있을까? 그렇게 내 시선은 복잡한 현실을 벗어나 삶과 존재의 블랙홀을 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지금껏 이룬 모든 것과 모두가 탐내는 지위를 뒤로 하고 진짜 나를 찾고 진짜 삶을 사는 새로운 인생 여정을 시작할 것을 결심했다. 모르고 있었다면 모를까 내 삶과 존재가 상당 부분 가짜라는 것을 안 이상, 또 진짜가 되는 길을 궁금해하게 된 이상, 그것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
나는 뭔가 깨달으면 곧바로 삶을 바꾼다.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그것은 과거 너무 많은 멍청한 짓과 죄를 저질렀기 때문이고, 그때 이미 인생을 포기해서 아깝고 두려울 게 없기 때문이다. 설사 지옥의 길이고 그 끝이 죽음이더라도 운명으로 생각하고 그 길을 떠나는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