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의 파도와 트럼프의 방파제

by 구미잉

외환 당국의 시장 안정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달러 원 환율은 1,460원 선에 근접하며 상승 압력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대내적인 안정 의지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상승하는 주된 원인으로는 일본과 미국의 정책적 변수가 지목됩니다.


일본의 경우 엔화 약세 기조가 재차 강화되는 모습입니다. 이는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의 확장적 재정 정책 기조에 기인합니다.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대규모 경기 부양책이 예고된 가운데, 3월 춘투 결과 확인 전까지는 통화 완화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일본 정부의 유동성 공급 의지가 확인됨에 따라 엔화 강세 전환이 지연되고 있으며, 이는 원화의 동반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미국 상황 역시 복합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연준의 고금리 정책에 따른 주거비 부담 완화를 목적으로 연방주택금융청을 통한 모기지 채권 직접 매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연준을 거치지 않고 정부가 2,000억 달러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하는 이 조치에 대해 시장은 사실상의 우회적 양적완화, 즉 그림자 양적완화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주택 시장 안정과 금리 인하 효과를 유도하려는 정책적 판단으로 보입니다. 다만 물가 안정을 위해 긴축을 유지하려는 연준의 기조와 상충되면서 정책 엇박자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며, 이는 국채 금리의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현재 글로벌 금융 시장은 경제적 펀더멘털보다 정치적 논리가 우세하게 작용하는 국면입니다. 일본은 선거를 의식해 엔저를 용인하고, 미국은 인위적인 금리 인하를 시도하는 등 G2의 정책 개입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치 주도형 시장 환경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편 이러한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 한국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 가능성도 관측됩니다. 미국과 일본의 정책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글로벌 자금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반도체 실적 개선이 가시화된 한국 시장을 대안으로 주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외 변동성이 확대되는 시점인 만큼 정치적 이벤트와 자금 흐름의 상관관계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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